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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철은 지나, 연포탕 끓이겠다"…'김장연대' 역풍 관리 나선 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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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석열계 대표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부쩍 거리를 두고 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로 당권 레이스 초반 우위를 선점했지만, 나경원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 국면 이후 '반장(반장제원)' 역풍이 일 조짐을 보이자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맛있는 '김장'을 담가 국민 밥상에 올려놓겠다"던 김 의원은 이제 "김장은 철이 지났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끓이겠다"며 나 전 의원과의 범친윤 연대를 타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17일 충남 천안시 백석대에서 특강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구성원 모두와 연대하고 통합하고 함께하는, 탕평을 펼치는 연포탕을 끓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포탕'은 김 의원이 15일 처음 꺼내 든 슬로건이다. 앞선 강연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과 내년 총선 승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연포탕'을 언급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앞세워 '친윤 대세론'을 밀어붙이던 데서 '화합'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김 의원은 전날부터 "김장연대라는 말은 철이 지났으니 그런 용어는 안 써줬으면 좋겠다"며 '김장연대'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앞선 9일 안철수 의원이 "김장김치는 3월 되면 쉰다"고 꼬집자 "김치냉장고가 있다"며 반박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대응이다.
이 같은 태세 전환은 윤 대통령이 13일 나 전 의원을 저출산위 부위원장 직에서 '해임'한 후 벌어진 장 의원과 나 전 의원 간 설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장 의원이 "반윤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 "제2의 유승민" 등의 말로 나 전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당내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반장' 정서가 급속히 확산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장연대는 '양날의 검'"이라며 "윤심 인증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었으나 당내 저변의 윤핵관 비토 정서를 피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으로서는 나 전 의원 측이 '반장'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띄우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 측을 적으로 돌려서는 유리할 게 없다. 만에 하나 결선 투표가 벌어질 경우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 범친윤 후보들이 합종연횡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 측이 "1차 투표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 의원을 넘어 또 다른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지지율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윤심 프리미엄'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다.
일례로 한길리서치·쿠키뉴스의 7~9일 조사에서 김 의원의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은 18.8%로 지난달 17~19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 지지율(8.9%)보다 두 배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이는 각각 7.6%, 2.1%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친윤계 당권주자 권성동 의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 대상에서 빠지면서 지지율이 옮겨간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특히 차기 총선 승리의 핵심 타깃층으로 삼고 있는 20대·서울에서의 지지율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일정 부분 ‘윤심’이 작용하는 건 맞지만, 아직은 확장성 측면에서 얘기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홍 소장은 “특히 100% 당심으로 치러지는 이번 전대에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은 2016년 전대 당시 친박 논란을 기억하고 있는 정치 고관여층”이라며 “이들은 오히려 대통령이 당무에 깊이 개입하는 것이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사람들”이라고 해석했다.
'통합' 메시지를 연신 발신하고 있는 김 의원은 물밑으로 나 전 의원과 연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진 나 전 의원은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은 특히 나 전 의원과 조우가 예상되는 18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과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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