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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만 기적' 오나... '베이밸리 메가시티' 인구 증가

입력
2023.01.1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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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증가 톱5 중 3개가 아산만권
청년층 유입으로 '베이밸리' 탄력
"영일만 기적 대적할 아산만 기적"

그래픽= 강준구 기자

그래픽= 강준구 기자

주민등록 인구가 지난해 3년 연속 감소하고, 수도권 인구는 2년 연속 감소한 상황에서 충남도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베이밸리(Bay Valley) 메가시티’ 권역 지자체 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전체 인구가 증가했지만, 행정수도를 내다보고 있는 세종시와 충남 천안 아산 당진 등 경기도 접경 도시들이 충청권 인구 증가를 이끌었다. 베리밸리 메가시티 조성을 통한 서해안 시대 개막 계획에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18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전·세종시 충남·충북도 총인구는 554만7,758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554만830명)보다 7,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인구 감소 시대에 충청 인구가 줄지 않고 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청년의 유입으로 충청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2012년, 523만2,105명)과 비교하면 충청권 인구는 31만5,600여 명(6.0%) 증가했다.

인구 증가 톱5 중 3개 아산만권

수도권도 2년 연속 인구가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시대에 눈에 띄는 곳은 충남도와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권역 지자체의 인구 증가세다. 권역에 묶이는 지자체는 아산만을 끼고 있는 경기 화성·평택시, 충남 천안·아산·당진시 5개 지자체로, 화성시는 91만814명으로 전년 대비 3만4,000명가량 늘었고, 평택시(57만8,529명)는 1만4,000여 명 증가했다. 또 아산시(33만4,539명)는 1만 명가량 증가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지난해 가장 많은 인구가 증가한 기초지자체 5곳 가운데 3곳이 화성, 평택, 아산이고, 천안과 당진은 소폭 감소했지만,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주택 공급 부족 때문이었다”며 “올해에는 인구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밸리 메가시티 계획도. 충남도 제공

베이밸리 메가시티 계획도. 충남도 제공

경기도와 접한 충청 지자체의 인구 증가는 행정구역을 초월한 베이밸리 메가시티와 같은 권역별 발전 전략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동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평택과 화성, 천안과 아산 당진은 속한 광역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키우기 용이한 지리적, 인적, 산업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천안과 아산은 '충청 아이덴티티'에서 벗어나 발전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그 근거로 △서울 및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접근이 용이하고 △이들 지자체가 항만을 갖춘 반도체 자동차 등 하이테크 제조업 권역을 이루고 있으며 △전북과 경북에서 청년층의 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과거엔 영남과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몰렸지만, 최근엔 올라가는 도중에 이들 지역에 정착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들이 대부분 젊은이라는 점도 해당 지역에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구와 미래전략TF'에서 공동자문위원장을 맡았다.

4차 산업 선도할 메가시티

이들 5개 지자체 인구가 지난해 기준 265만 명에 달하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인구 규모는 강원(154만), 충북(159만), 전북(177만), 전남(182만), 충남(213만), 경북(260만) 등 웬만한 광역도 인구를 능가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23만여 개의 기업, 34개의 대학을 바탕으로 지역내총생산(GRDP)은 204조 원에 이른다.

김태흠(왼쪽)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해 9월 29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김태흠(왼쪽)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해 9월 29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다른 지역은 갖지 못한 산업 기반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의 큰 동력이다. 기아차(화성)와 쌍용차(평택), 현대차(아산) 등 자동차 생산시설과 현대차 남양연구소(화성)와 한국자동차연구원(천안) 등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을 품고 있다. 또 삼성반도체(아산·평택)와 삼성디스플레이(아산), 삼성SDI(천안), LG디지털파크(평택) 등 국내 반도체 벨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그뿐만 아니라,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당진 철강단지가 기초소재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고, 평택항 당진항을 끼고 있다"며 "'영일만의 기적'처럼 베이밸리 메가시티를 통해 아산만의 기적을 만들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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