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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지원 중단에도 계속된 '버터나이프크루'..."일상의 성평등 위해"

입력
2023.01.15 18:34
수정
2023.01.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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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 지적에 여가부, 일방 중단
17개 팀 중 13개 팀이 프로젝트 지속해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수행기관이었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14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개최한 성평등 페스타 전시부스를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빠띠 제공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수행기관이었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14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개최한 성평등 페스타 전시부스를 시민들이 둘러보고 있다. 빠띠 제공

지난해 7월 "페미니즘에 경도됐다"는 여당 원내대표의 지적 이후, 여성가족부가 지원을 중단했던 버터나이프크루(성평등문화추진단)가 정부 지원 없이 이어온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가부가 4기 버터나이프크루로 지정했던 17개 팀 중 13개 팀이 '그럼에도 우리는'이라는 이름으로 약 6개월간 활동을 이어갔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더라도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자발적 활동을 계속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들은 14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성평등 페스타, 우리는 멈추지 않아'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20~60대 여성에게 첫 아웃도어 활동 경험을 지원한 '우먼스베이스캠프',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노무 상담을 진행한 '스여일삶', 소수자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기록한 '산성비', 페미니즘이나 기후위기 등을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들었던 '담롱' 등이 그간 활동 내역을 알렸다.

'버터나이프크루'는 버터를 바르는 '버터나이프'처럼 청년들이 앞장서서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로 2019년 출범한 여성가족부 사업이다. 4기 버터나이프 크루가 출범식을 연 지 4일 만에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원 대상이 페미니즘에 경도됐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고, 이어서 여가부가 사업 중단을 결정했었다.

'담롱'의 한 참가자는 지난해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중단에 대해 "출범식까지 마친 사업이 여당 원내대표의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상황이 황당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그럼에도) 막막하고 걱정되는 시간을 함께 싸워오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담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수행기관이었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15일 "'그럼에도 우리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을 지속했던 것은 차별과 혐오에도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일상의 성평등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사업을 2기로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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