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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에 두 쪽 난 與... 나경원 "제2 진박감별사" vs 친윤 "제2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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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앞세운 '친윤(친윤석열), 반윤' 논란에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장제원 의원을 포함한 친윤계는 출마 결심 초읽기에 들어간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으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펴자, 나 전 의원이 "제2의 진박(진짜 친박근혜계)감별사냐"고 반격하면서다. 전대가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선 자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나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장 의원이 지난 13일 나 전 의원을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 규정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윤핵관(윤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인 장 의원이 이번 전대와 차기 총선에서 친윤·반윤을 구분 짓는 감별사로 나서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반격한 것이다.
진박 논쟁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1월 "진실한 사람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불이 붙었다. 이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내 최경환 조원진 등 친박 의원들과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이 진박감별사를 자처하며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 의원들을 철저히 배제했다. 이는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거쳐 2016년 총선 패배로 이어졌고, 보수정당이 내리막을 걸은 결정적 계기였다.
장 의원은 이에 "나 전 의원 주장에 한 가지는 동의한다. 공천 파동에 걱정하는 부분"이라며 "저는 '제2 진박감별사'가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당내 반윤의 대표 격인 유승민 전 의원을 끌어들여 '나경원=반윤' 프레임을 내세운 것이다. 그러면서 "'꼭 내가 당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나 전 의원을 재차 견제했다.
친윤계와 나 전 의원 간 날 선 신경전을 우려하는 견해도 나왔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끌어들여 비하하고, 우리 당을 헐뜯어서 반대 진영에서 환호를 얻고 그걸 '대중적 지지'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과 선관위원회의 제재를 언급했다. 이에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며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라고 비꼬았다.
나 전 의원을 겨냥한 친윤계의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몇몇 인사들의 나 전 의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며 "덧셈의 정치를 해도 부족할 판에 뺄셈부터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장 의원을 포함한 친윤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친윤계와 각을 세우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원투표 100%'로 진행되는 이번 전대에서 윤심에서 멀어질수록 득표에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이 친윤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나 전 의원의 다소 모호한 태도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윤핵관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친윤계가) 유승민 전 의원은 그렇다고 쳐도, 나 전 의원까지 조직적으로 배제하려는 것을 보고 '내년 총선을 말아먹겠구나' 하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나 전 의원 측은 전날 발표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친윤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32.5%)이 나 전 의원(26.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해당 조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다. 나 의원 측은 "누군가가 나 전 의원을 둘러싼 정치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여론 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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