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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이상기후,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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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전례 없는 추위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뉴욕에 있었다. 12월 23일부터 일주일가량의 날씨는 놀라웠다. 단지 추워서뿐만이 아니었다. 너무 짧은 시간 안에 기온이 급강하한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12월 23일 점심 때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는 영상의 기온이었다. 그래서 민소매 운동복에 패딩만 걸치고 운동을 다녀와도 괜찮을 정도였다. 그러던 날씨가 오후가 되면서 급격히 반전했는데 단지 추운 것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저녁에 외출을 했는데, 다행히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기 예보를 보았기 때문에 니트에 패딩, 부츠와 장갑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단지 몇 시간 만에 체감 기온이 영하 18도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에 내가 미국에 가져온 그 어떤 옷으로도 대응이 되질 않았다. 무시무시한 칼바람이 몰아쳤고, 잠깐 사진을 찍기 위해 장갑을 벗었는데 그 찰나만으로도 동상에 걸릴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심지어 비둘기는 얼어서 건물에서 떨어졌다. 미국 전역에서 뉴스가 들렸다. 평소에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지역에 폭설이 내려서 도로가 마비되었으며 어떤 주는 체감기온이 무려 영하 59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이 한파로 목숨을 잃었는데, 어떤 이는 퇴근길에 폭설에 갇힌 뒤 강추위 때문에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건 재난 상황이니 외출을 자제하라고 경고 방송을 했다.
이렇게 갑자기 추워진 것은 지구 온난화로 기류가 요동치면서 북극의 제트 기류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 제트 기류가 물러가자 이번에는 봄날씨가 펼쳐졌다는 사실이다. 뉴욕 기온이 영상 18도로 올라서 어떤 이들은 상체 탈의를 하고 러닝을 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전례 없이 따뜻한 겨울이라는 뉴스가 들리고 스키장에는 눈이 녹아버렸다. 이런 기후는 계속해서 추운 것보다 더 위험하다. 날씨가 일관되게 추우면 적응할 수라도 있다. 하지만 따뜻했던 기온이 단 몇 시간 안에 급강하하거나, 기록적으로 추웠다 따뜻했다를 반복하면 대응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의 생활뿐만 아니라 농작물 재배나 동물 사육 측면에서도 혼란스럽기 때문에 식량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국도 재난 수준의 기후변화에서 결코 안전하지 않다. 제트 기류 이동 영향권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롱패딩 열풍을 일으켰던 지난 2019년의 강추위나, 최근의 폭염과 홍수도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이미 '방지'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많이 들었지만 계속되는 이상기후를 겪고 나자 이제는 정말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전례 없는 한파와 폭염, 홍수가 뉴노멀이라면 이 조건에 대응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이나, 봄처럼 따뜻한 겨울, 영상 40~50도에 육박하는 폭염, 일상적인 홍수에 대한 대응 체계가 필요한 것이다. 경제나 사회 이슈 같은 '긴박한' 이슈들 앞에서 환경 이슈는 언제나 후순위로 밀려왔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떠올라야 하고 지금이라도 최악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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