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맞자"… 홍콩 달려가는 중국인들

입력
2023.01.12 22:00
구독

중국 여행객, 국경 열리자 몰려가
병원서 24만∼45만원에 유료 접종

홍콩과 중국간 격리없는 왕래 재개(8일)를 나흘 앞둔 이달 4일 홍콩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과 중국간 격리없는 왕래 재개(8일)를 나흘 앞둔 이달 4일 홍콩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병원에 중국 여행객이 몰리고 있다. 홍콩과 중국간 격리 없는 왕래가 3년만에 재개되자 중국인들이 미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백신 관광’에 나섰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주 홍콩 병원 앞에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으려는 중국 국적자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며 “이들은 접종 가격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국경이 열리자마자 홍콩에 도착한 중국인 좡핑(46)은 “오미크론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 물색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침사추이의 한 병원에서 1,680홍콩달러(약 27만 원)를 주고 백신을 맞았다면서 “여정을 변경해서라도 이렇게 백신을 맞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콩 병원 ‘CHKMED’ 관계자는 SCMP에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러 이동하는 춘제(春節·중국 설) 이후 백신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매일 중국에서 200∼300명이 mRNA 백신을 맞으러 우리 병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푸싱의약은 지난 6일 홍콩에서 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할 수 있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오픈했는데, 지금까지 1만 여명이 문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을 통해 홍콩 백신 접종 문의를 받고 있으며, 예약 수수료로 299위안(약 5만5,000원)을 받고 있다. 백신 접종 비용은 별도다. 비용이 저렴하지 않지만 중국인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홍콩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푸싱의약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 이 백신을 푸싱-바이오엔테크 백신이라고 부른다.

이날까지 중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홍콩 개인·사립 병원은 10여 곳이다. SCMP는 병원 별로 백신 1회 접종에 1,500홍콩달러(약 24만 원)에서 2,800홍콩달러(약 45만 원)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에서는 중국산 시노백 백신과 미국산 화이자 백신을 선택해서 맞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만 맞을 수 있는데, 이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mRNA 백신보다 효능이 낮아 중국인들의 불신이 높다.

허경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