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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팔 지지고 상처 뜯어내"...'청주 고데기 사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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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데기로 팔을 지지고 아물 때쯤 다시 찾아와 상처를 뜯어냈다. "
지난 2006년 같은 학교에 다니던 학생으로부터 고열의 미용도구 '고데기'로 맨살을 지지는 고문을 당했던,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 A(15)양의 언론 인터뷰 중 일부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청주 고데기 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선 가해자들이 "고데기 온도를 체크한다"면서 피해 학생 몸에 가열한 고데기로 화상을 입히는 장면이 나온다.
충북경찰청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17년 전 충북 청주 한 중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사례다. 이 학교 재학생 김모(15)양은 2006년 4월 중순부터 20여 일간 동급생 A(14)양을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돈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야구방망이로 온몸을 때렸을 뿐 아니라, 드라마에서처럼 교실에서 고데기로 A양의 팔을 지지고 옷핀으로 가슴 등에 상처를 냈다.
A양은 당시 뉴시스 인터뷰에서 "두 명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아 도망갈 수 없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면서 "상처가 아물 때쯤 친구들이 다시 찾아와 상처 부위(에 앉은 딱지)를 강제로 뜯어냈다"고 말했다.
A양 아버지도 "딸이 자다가 비명을 지르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지만 이처럼 장기간 폭행을 당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등하교를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전학을 보내달라고 매달릴 때 눈치채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나 학교 측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오히려 "A양의 친한 친구 말에 따르면, A양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양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트라우마에 정신과 진료도 받아야 했던 A양에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대신 다른 동급생 이름을 가해자로 지목하라고 협박까지 했다.
김양 협박에 겁에 질린 A양이 다른 학생들을 지목하고 사진과 집 주소 등이 포함된 가짜 '가해자 명단'이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일반 학생들이 악성댓글과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결국 김양은 폭행 등의 혐의로 같은 해 6월 2일 구속됐다. 다만 김양이 어느 정도 처벌을 받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청주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학교 차원에서의 처분 결과와 관련 본보와의 통화에서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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