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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죽었다'라는 표현을 아시나요? 실험실 토끼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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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 실험실에서 생을 마감한 토끼는 약 2만7,000마리에 달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5,700마리는 마취나 진통제 없이 실험이나 수술을 하는 '고통등급 E'에 동원됐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등은 토끼가 실험동물로 이용되는 이유로 번식이 쉽고, 온순한 성격에, 덩치에 비해 사육이 쉽다는 점을 꼽는다.
토끼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임신 테스트를 위해 희생됐다. 비구협에 따르면 미국에서 '토끼가 죽었다(The rabbit died)'는 표현은 "임신했다"는 뜻이었다. 임신하면 분비되는 호르몬 확인을 위해 토끼 몸속에 임산부의 소변이 주입됐고, 이 영향으로 토끼의 난소가 부풀어 오르면 난소 변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토끼를 죽였던 것이다. 지금도 혈액이나 소변에 임신으로 분비되는 호르몬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동물대체시험 개발로 토끼를 죽일 필요는 없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토끼는 독성 물질을 묻혀 피부의 자극 정도를 보는 화학물질·제품 실험, 심혈관 질환 연구, 해부실습 등에 동원된다. 예컨대 심장 관련 의료기기 개발 시 토끼의 심장 혈관에 약물을 넣고 안락사시킨 뒤 반응을 확인하는 식이다.
동물단체들은 토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람의 눈을 모사해 실험할 수 있는 아이온어칩(Eye-on-a-chip) 개발로 동물 눈을 이용한 실험을 대신할 수 있다. 이에 화장품 회사는 토끼를 가둬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다음 토끼 눈에 눈 화장품을 바를 필요가 없게 됐다. 또 사람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3차원 인체조직모델 개발로 토끼를 이용하지 않고 여러 독성 시험을 대신할 수 있다.
한편 국내에는 동물대체시험법 촉진과 활성화를 위해 2020년 12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물대체시험법 제정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돼 있다.
서보라미 HSI 정책국장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토끼뿐 아니라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있다"며 "제정안 통과로 동물대체시험법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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