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모텔서 동급생 옷 벗기고 생중계… 30여 명이 지켜봤다

입력
2023.01.10 17:30
수정
2023.01.10 17:33

9일 대구서 중3 2명, 동급생 옷 벗기는 장면 SNS 유포
"강압 협박 없었다"지만... 노출 범위, 시청자 등 수사 중

대구 동부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구 동부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모텔에서 동급생의 옷을 벗기고 이 장면을 온라인에 생중계한 대구의 중학생 2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학교폭력을 응징하는 내용의 인기 웹드라마 '더글로리' 방영의 여파로 우리나라와 태국 등 국내외에서 학교폭력 고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A(15)군 등 중학교 3학년 2명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전날인 9일 오후 11시 10분쯤 대구 동구 지저동의 한 모텔에서 동급생인 B(15)군을 불러 강제로 옷을 벗기고 이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군 등이 개설한 생중계방에는 30여 명이 접속 중이었고 이 중 한 접속자가 "모텔에서 A군 등이 B군의 옷을 강제로 벗기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뒤 "강압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진술과 신원을 확보한 뒤 이들을 귀가 조치했다.

경찰은 A군 등이 B군의 옷을 강제로 벗긴 정황을 확인하고 B군의 신체를 어디까지 노출케 했는지, 생중계방 접속자들의 성별과 연령대 등을 수사 중이다. SNS 특성상 아는 사이가 아니면 계정이나 게시물 등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지인이 영상을 시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학교가 다른 A군 등과 B군이 평소에도 알던 사이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수사에 착수한 사안"이라며 "자세한 것은 확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자체적으로 A군 등이 재학 중인 학교를 방문해 장학지도를 할 계획이다.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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