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회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직업을 소개합니다. 직업은 시대상의 거울인 만큼 새로운 직업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도 가늠해 보길 기대합니다.
최근 MBTI검사를 통한 성격유형 파악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이다. 흥미나 호기심을 넘어 가족과 친구뿐만 아니라 소개팅 상대, 회사 상사의 MBTI도 '궁합'이 맞는지 보고 혹여나 상대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낙인찍힐까봐 본인의 성격을 다르게 말하기도 한다.
MBTI가 마음의 지도를 축약한 것이라면, 내 몸의 지도는 유전자를 통해 알 수 있다. 2013년 미국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해 예방적 유방절제술과 난소절제수술을 하였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브 잡스 역시 최적의 치료제를 찾기 위해 고액의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유전자 검사는 비단 질병의 예측과 진단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며 실종가족을 찾거나, 범죄현장의 증거를 추적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저체중인 내게 비만 유전자가 있다고?
미국의 유전자검사업체인 '23andME'는 2008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혈통(조상)찾기 서비스를 시작하여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일명 DTC검사(DTC·Direct To Consumer)는 개인이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진단키트를 구매하여 타액 등으로 간단히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서비스이다. 국내에서도 2016년부터 검사기관의 진단키트를 구매하여 본인의 유전자 정보를 알고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일상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항상 저체중이어서 가리는 음식 없이 먹었지만 알고 보니 비만유전자를 가지고 있거나 아침형 인간을 추구하였지만 실상은 저녁형 인간에 적합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도 있다. 최근에는 탈모, 피부노화, 비만 등의 가능성을 미리 알고 제품이나 건강관리정보를 연계하여 서비스하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병원을 거치지 않는 DTC검사를 통해 국내에서 검사가능한 항목은 아직 제한적이다.
유전체는 유전자, 염색체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유전체 관련 업무에는 유전체해독, 유전체분석 등이 포함된다. 유전체해독은 유전체 관련 정보와 데이터를 확인하여 유전체의 원래 데이터 특성을 밝혀내는 것이며, 유전체분석은 데이터를 비교분석하여 특정유전자의 분석뿐만 아니라 유전자 간 상호작용을 비롯해 환경과 질병의 관련성 등을 밝힌다. 또한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개인 맞춤형 의약품, 의료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기여한다.
유전체분석, 디지털헬스케어의 핵심으로 부상
디지털화된 정보로 수집가능한 유전체를 분석하는 일은 질병치료 중심의 기존 의료 패러다임을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치료와 예방에 중점을 두는 정밀의료분야로의 확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 핀테크업체가 개인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실시해주고 연관 정보를 수집하거나 유전자검사업체가 통신사와 제휴하여 검사 결과를 모바일로 제공하고 각종 개인별 맞춤 헬스케어 정보를 정기적으로 안내하는 것을 보면 기업 입장에서도 이제 헬스케어산업은 고부가가치를 낳는 금맥 같은 존재이다. 올해부터는 DTC유전자검사인증제를 도입하여 검사기관의 인력, 장비, 검사정확도 등을 평가하여 희망하는 유전자 검사의 서비스를 승인해 주므로 업체에 따라서는 항목종류를 다양화하고 차별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전체분석가는 어떤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을까. 생물학, 통계학에 대한 이해와 OS체계 및 컴퓨터 프로그램언어에 대한 지식을 갖춘 이들이 종사하고 있으며 최근 생물정보학, 생물분석과학 등의 대학 전공이 별도로 개설되는 추세이다. 몸속의 숨겨진 정보를 읽는 촘촘한 작업을 통해 앤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암이 예방되고 완치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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