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검찰 소환조사 반드시 혼자 가야"

입력
2023.01.09 10:20
수정
2023.01.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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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보다 이재명 방탄 전념 정당 규정할 것"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6차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6차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표부가 이 대표와 동행할 경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되는 것을 우려하는 취지다.

박 전 위원장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혼자 가야 국민이 함께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내일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검찰소환에 동행한다고 한다. 안 될 일이다.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개인적으로 대응해야지 당 차원에서 대응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개인이 대응하고 당은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면서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재명 대표 개인이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이재명 대표 본인께서도 한때 개인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지도부가 다 같이 가는 것은 곧 민주당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메시지를 주게 될까 우려스럽다. '이재명'이라는 개인이 출석해야지, 민주당 전체가 출석하는 그림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당이 이재명 대표를 호위하고 출석하는 그림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쪽이 국민의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이유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건 최근 민주당이 이태원 국정조사나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등 현안과 관련해 당 차원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이태원 국정조사가 한참이고, 서울 하늘이 뚫리는 안보참사가 발생했고,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며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전력이 이재명 대표 수사 대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검찰 시나리오에 당당히 맞서고 당은 민생과 안보참사 규명, 이태원 국정조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면서 "(당 지도부와) 동행 없이 가는 것이 민생과 동행하는 길이고 국민과 함께하는 길이다. 옆에 아무도 없어야 국민이 함께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행은 민생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시고, 성남지청에는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혼자 가시기를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유치한 대가로 인허가 편의를 제공해줬다는 혐의(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10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로 한 상태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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