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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오스카 수상 멕시코 감독의 자아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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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상 감독상(‘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을 2년 연속 받았다. 오스카 작품상(‘버드맨’) 트로피를 품에 안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영화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이름. 그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2022)는 영화팬들의 눈길을 잡기 충분하다.
주인공은 멕시코 저널리스트 실베리오(다니엘 히메네스 카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섞은 다큐픽션으로 주목받는다. 실베리오는 중남미 출신 최초로 4년마다 수여하는 미국 최고 권위 저널리즘 상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사이 조성된 긴장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자신에게 상을 주는 걸로 여긴다.
영화에는 곤살레스 감독의 삶이 녹아 있다. 영화팬이라면 실베리오는 곤살레스 감독의 분신이라는 걸 눈치챈다. 곤살레스 감독은 멕시코 출신이나 미국에서 만든 영화들로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 실베리오는 자신이 젊었을 적 선원으로 일했고, 학력이 변변치 않음을 언급한다. 곤살레스 감독은 고교 중퇴 후 배를 탔다.
영화는 실베리오의 일상과 더불어 판타지와 환각, 꿈을 섞는다. 태어난 후 하루 만에 죽은 아들에 대한 슬픔이 실베리오의 삶에 어둠을 드리우기도 하고, 실베리오가 만든 다큐픽션의 장면들이 끼어들기도 한다.
국경을 길게 맞댄 이웃이지만 우호적이기보다 적대적이었던 미국ㆍ멕시코 역사를 실베리오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기도 한다. 멕시코가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를 미국에 내줘야 했던 미국ㆍ멕시코 전쟁(1846~1847)을 묘사한다(영화 속에서 거대기업 아마존은 멕시코의 바하칼리포르니아 지역 구매를 시도한다). 한때 멕시코 땅이었던 곳으로 목숨 걸고 밀입국 시도를 하는 멕시코인들의 비극을 통해 역사의 아이러니를 짚는다(실베리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래 살았는데, 공항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한다). 실베리오는 자식들을 위해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도 고국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멕시코의 불우는 실베리오의 삶에 겹쳐진다.
영화는 조금 혼란스럽다. 마술적 리얼리즘에 의지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꿈이며 어디가 판타지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실베리오의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에 죽은 아버지가 나타나거나 막 태어난 아기가 지구에서 살기 싫다며 엄마 배 속으로 되돌아간다. 실베리오가 아즈텍 문명을 멸망시킨 에르난 코르테스(1485~1547)와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미래와 현재가 섞이고, 환각이 실베리오의 미래를 예견하기도 한다.
좋고 싫음이 명확히 갈릴 영화다. 곤살레스 감독의 ‘비우티풀’(2010)이나 ‘버드맨’(2014)에 마음을 뺏겼던 이들이라면 호감을 가질 작품이다. 이성과 논리의 잣대를 들이대면 즐기기 어려운 작품이다. 어안렌즈(물고기 눈처럼 사물을 볼록하게 보는 렌즈)를 활용해 시선을 왜곡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영상이 아름답다. 곤살레스 감독은 ‘버드맨’과 ‘레버넌트’로 호흡을 맞췄던 촬영감독 에마누엘 루베스키 대신 또 다른 촬영 대가 다리우스 콘지와 협업했다. 콘지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6)와 ‘미키17’(후반작업 중)을 촬영하기도 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59%, 관객 7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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