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향 못 가나요"… 中 확진자 급증에 국내 유학생들도 한숨

입력
2023.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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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국 우려, '고향행' 포기 늘어

5일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4년제 사립대 졸업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 왕모(26)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그는 지난달 만해도 오랜만에 고향에 갈 꿈에 부풀어 있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처음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탓에 고향을 찾아야 할지 말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왕씨는 5일 “중국에 갔다가 혹시 코로나19에 걸려 한국에 돌아오지 못할까 봐 두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우리 정부가 중국발(發) 입국자를 대상으로 방역 대책을 대폭 강화하면서 국내 거주 중국 유학생들의 걱정도 덩달아 커졌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중국 음력 설ㆍ21~27일)를 맞아 귀향 계획을 세웠는데, 중국 내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인 대학원생 이모(23)씨는 “지금도 공항에서 최소 4시간은 기다려야 입국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확진자가 계속 늘어 입국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면 개강 전 한국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상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부터는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했다. 유학생 A씨는 “이미 고향에 간 친구들도 외출을 피하고 소규모 모임만 참석하는 등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이 검사센터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급기야 재입국에 지장받을 것을 우려해 중국행을 포기하는 학생도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 4년제 대학생 구모(22)씨는 “지난해 명절 때도 고민 끝에 중국에 안 갔는데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뾰족한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성균관대생 B씨도 “부모님이 ‘지금은 한국에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씀하셔서 귀향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한국에 남아도 가족들 걱정에 마음은 편치 않다. 대학원생 마모(23)씨는 “얼마 전 부모님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곁에서 간호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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