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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9ㆍ19 합의 폐기 검토 지시... 연내 스텔스 무인기·킬러 드론 개발 지시도

입력
2023.01.04 16:00
수정
2023.01.04 21: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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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무인기 연구현장 참관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무인기 연구현장 참관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북한 소형 무인기(드론) 영공 침범과 관련해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ㆍ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했다. 문재인 정부 때 체결한 9ㆍ19 군사합의가 북한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보고 이를 전면 폐기하는 방안까지 거론한 것이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드론부대 창설, 연내 스텔스 무인기 개발 등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과학연구소(ADD)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력에 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남북관계발전법상 폐기라는 건 없다. 효력 정지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9·19 합의가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효력이 정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발전법은 국가안전보장 등의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남북합의서의 효력을 전부 또는 일부를 기한을 정해 정지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맺은 것으로 남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해상 평화수역화 등의 군사조치 등이 담겼다. 지난해 북한이 수차례 완충구역 내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도발을 계속하자 여권에선 9ㆍ19 군사합의 폐지 요구가 분출했지만 윤 대통령이 직접 명시적으로 폐기 검토를 지시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폐기 검토 지시는 유명무실해진 9ㆍ19 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지키다간 우리 군의 전략만 약화된다는 문제 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감시, 정찰과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 드론부대를 창설하고 탐지가 어려운 소형 드론을 연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한 것도 9ㆍ19 군사합의를 이유로 소홀했던 드론을 군의 핵심 전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중이다. 윤 대통령은 또 “연내 스텔스 무인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며 “신속하게 드론 킬러, 드론 체계를 마련하라”고도 지시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후속 대응책으로 '합동드론사령부'를 창설해 드론 전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감시·식별·타격체계를 강화해 무인기·드론 방공망을 촘촘히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비례적 수준을 넘는 압도적 대응 능력을 대한민국 국군에 주문한 것”이라며 “특히 확고한 안보 대비태세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군사 드론은 새로 창설될 합동 드론부대가 운용을 맡을 것으로 보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드론부대가 2018년 이미 창설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실효적 훈련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 구축하려는) 다목적 기능의 드론부대는 제한적 임무를 넘어 타격이나 전자전, 심리전을 포함한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부대”라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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