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거부에 시스템 먹통까지… 중국발 확진자 급증에 방역 '허점'

입력
2023.01.04 17:44
수정
2023.01.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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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입 확진자 중 3분의 2 중국발
중국 확진자, 격리장소 이동 중 '도망'
한때 질병청 시스템 먹통… 정보 수집 누락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여행객들이 코로나19 PCR 검사소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뉴스1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여행객들이 코로나19 PCR 검사소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뉴스1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했지만,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중국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방역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는 172명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2일(241명) 이후 94일 만에 최대 규모다. 그중 중국발 확진자가 전체 3분의 2가 넘는 131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단기체류자 전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2일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장기체류자도 입국 후 1일 이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앞서 3일엔 지방자치단체에 중국발 입국자 명단을 공유하는 질병청의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켰다. 이 여파로 지자체가 한동안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 약 2,000명의 정보가 수집되지 않았는데, 방역당국은 정보 수집 오류로 일부 입국자는 검사 관련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 확진자가 격리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망치는 일도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41)씨는 3일 밤 격리를 위해 확진자 이송용 버스를 타고 인천의 한 호텔에 도착한 후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이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신병이 확보되지 않았다. A씨는 체포되면 강제 출국될 예정이다.

김주영 중앙사고수습본부 의료자원지원팀장은 "호텔로 들어갈 때 인솔자들과 질서 유지 요원들이 합류하는 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경찰이나 질서 유지 요원을 더 투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격리시설이 부족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공항과 인접한 인천의 2개 호텔에 총 180명이 입실할 수 있는 임시재택격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단기체류 확진자 중 일부는 국내 거주 보호자 자택에 격리 중이어서 현재 시설에 격리 중인 인원은 35명으로, 이용률은 20% 수준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통해 매일 1,000명가량의 중국발 입국자가 들어오고 있고 단기체류 외국인의 확진율은 26%에 달해, 격리 시설 부족과 행정력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비자발급을 제한한 상황이라 입국자 수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한두 달간 중국발 입국자를 관리하다 보면 격리 공간을 확보하고 운영하는 데 상당한 행정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변이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수립하고 공유해야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나 허점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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