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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로 드러난 중국 정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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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는 감염 속도가 매우 빠르고 은닉성이 강하다. 독감보다 사망률이 수십 배에 이르기 때문에 독감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지난해 4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사설 내용이다. 전 세계 각국이 오미크론 예방·통제의 한계를 깨닫고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속속 전환하는 동안 중국은 봉쇄 방역을 바탕으로 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물로 바닷물을 막겠다는 허망한 목표", "전염병 전쟁에서의 승리를 선언해버린 시진핑 국가주석의 위신 챙기기에 불과한 정치 방역"이라는 서방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그럴수록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명분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됐다. 자연히 코로나19의 치명성을 과장해야만 했고, 14억 중국인에게 공포감을 주입하며 봉쇄만이 살길이라고 세뇌시키기에 이르렀다.
지속적인 봉쇄로 경제 붕괴 위기에 내몰린 중국은 지난달 결국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오미크론을 독감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며 겁박했던 방역 당국은 하루 만에 "치명률이 현저히 낮아져 감기와 다르지 않다"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화장터를 향하는 시신 행렬이 뻔히 보이는데도 중국 정부는 "하루 사망자는 2명"이라는 얼토당토않은 통계를 믿으라 내놓았고, 동네 약국마다 "해열제 없음"이라고 써붙여 놓은 상황에서 "의약품 공급은 충분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3년을 돌고 돌아 코로나19와의 싸움을 다시 시작하고 있는 처지임에도 시 주석은 "서광이 눈앞에 있다"는 허망한 독려를 날리고 있다.
공산당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레토릭은 '필요악'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팬데믹 정국에서 드러난 '눈 가리고 아웅 식' 정치의 민낯은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의 전면 관철’. 국민을 행복으로 이끌 거대 담론과 궁극의 목표도 좋지만, 그 전에 신뢰를 회복시키는 게 더 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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