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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낮은데 위중증 고공행진… 방역당국, 무상치료 중단 카드 꺼내나

입력
2023.01.02 17:41
수정
2023.01.02 17:4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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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251일 만에 가장 많은 637명 발생
정기석 위원장 "미접종 위중증 무상 치료, 생각해 봐야"

2일 서울 용산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용산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600명을 넘어선 위중증 환자 수는 좀체 줄지 않아 방역당국이 고심에 빠졌다. 2가백신 접종과 치료제 투여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미접종 위중증 환자에 대한 무상치료 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2,735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 수는 251일 만에 가장 많은 637명이다.

검사 수 감소 영향으로 전날(5만7,527명)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고, 1주일 전(2만5,545명)과 비교해도 2,810명 줄었으나 위중증 환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7차 유행의 장기화와 고령층의 백신 접종 저조 등의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상 가동률도 높아져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전담 치료병상 가동률은 42.2%다. 특히 서울만 놓고 보면 209개 병상 중 118개가 사용 중이어서 가동률이 56.5%에 달한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6차 유행에 비해 이번 유행에서 고령 확진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중증화가 더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유행이 두 달 넘어가면서 중환자가 계속 누적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선 백신 접종과 치료제 투여가 중증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개량 백신을 대부분의 고위험군에 접종하고, 코로나19에 걸리면 즉시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등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며 "일부 면역저하자에겐 이부실드를 미리 투약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런 노력이 부족해서 중증환자 증가로 이어졌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위중증 환자의 88.5%는 60세 이상 고령층이지만, 60세 이상 접종 대상자의 접종률은 31.1%에 불과하다. 방역당국은 지속적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접종률은 제자리걸음이다. 정 위원장은 실효성이 낮은 고궁 무료입장 혜택 대신 접종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또 추후 미접종 중환자에 대해 무상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까지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좋은 백신과 치료제가 있는데도 그것을 끝까지 거부하고 중증에 이르는 분들에게까지 모든 걸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앞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 정책과 반대로 움직여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도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느냐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무상치료 중단을 시사한 것은 고가의 치료제를 무상으로 투여하는 건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100만 원에 가까운 치료약을 무료로 주고 그보다 더 비싼 면역 주사제를 무료로 놔주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독감처럼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건강보험에서 필요한 만큼 보장을 받는 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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