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주의 시선으로 볼 때 우리가 숨쉬는 지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위성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박사가 전하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칼럼이다.
고체연료 발사체 본격화로 마무리한 2022년 한국 우주탐사
누리호 3차발사·도요샛 위성 등 2023년에도 이어질 탐사 여정
2032년 달 착륙 이후 2045년 화성 등 본격화할 심우주 탐사
2022년은 우리나라 우주가 정말 뜨거웠던 해였다.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8월 5일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등으로 온 나라가 우주를 향한 핑크빛 전망에 휩싸였다.
이 와중에 잊지 말고 꼭 챙겨야 할 중요한 뉴스도 있었다. 작년 3월 30일, 우리나라가 드디어 고체 우주발사체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2021년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완전히 종료되면서, 우리나라가 드디어 고체 우주발사체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대한민국과 미국 간에 체결된 대한민국의 탄도미사일 개발 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폐지되었다. 이제 정부와 민간이 고체 연료, 액체 연료, 하이브리드 형태의 연료를 사용하는 모든 우주발사체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 일은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의 판도를 바꿔 놓은 중요한 일이 되었다.
누리호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액체 우주발사체이다. 누리호의 발사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액체 우주발사체는 발사를 위한 주변 시설이 매우 복잡하다. 발사체 내부의 구조를 보면, 로켓의 연료(등유, 액체 수소, 히드라진 등)와 산화제(액체 산소, 액체 수소 등)가 분리되어 발사 직전까지 극저온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발사를 위한 지상 장비도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에 반해,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고체 우주발사체는 내부 구조가 단순하고, 제작비용이 적게 들면서 발사를 위한 주변 시설도 간단하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고체 발사체가 더 좋은 듯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장단점이 있다. 고체 연료는 일단 한번 불이 붙으면 꺼질 때까지 불의 세기를 조절할 수 없다. 하지만 액체 연료는 연료와 산화제의 양을 조절하면서 추력을 중간에 조절할 수 있다. 우주발사체는 보통 2단, 3단 등 몇 개의 단으로 구성되는데, 가장 상단에서는 위성을 목표 궤도에 잘 두고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상단의 발사체는 마지막 순간에 미세하게 추력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단에는 보통 액체 로켓을 사용한다. 높은 추력이 필요한 우주 발사체는 고체 우주발사체와 액체 우주발사체를 혼합해서 만드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선호한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우리는 이제 한 발로 뛰던 높이뛰기를 두 발로 도움닫기해서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2022년은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꼭 30년이 된 해였다. 서른 살이면 공자께서 논어 위정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립(而立), 즉 모든 기초를 세운 나이다. 이제 우리나라 우주도 기초 체력을 갖추었으니, 몸을 세우고 뜻을 펼칠 때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를 벗어나 달 궤도까지 탐사선을 보냈다.
올해에도 다양한 우주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누리호 3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고, 세계 최초로 편대 비행하는 초소형 위성군인 도요샛 위성들이 실릴 예정이다. 달 궤도에 무사히 안착한 다누리는 올해 1년 동안 달 상공 100㎞에 머무르면서 달의 3차원 정밀 지도를 작성한다. 인도는 올해 6월 찬드라얀 3호를 달로 발사한다. 러시아는 7월 루나 25호의 임무를 시작한다. 최근 많은 국가가 달로 향하고 있는 이유는, 달이 심우주 탐사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달을 넘어 더 먼 우주로의 항해를 위해서 달은 훌륭한 베이스캠프가 되어 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우주는 달 다음에 어디로 향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2032년 달 착륙선과 로버, 2045년 화성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달 너머 심우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많은 우주 기술을 실험하기에 달은 접근성이 좋은 훌륭한 실험실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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