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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음터널' 절반 가까이 밀집한 수도권... "다수가 화재 취약 아크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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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화재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방음터널 150여 곳 중 절반 가까운 70곳이 경기도에 밀집돼 있는 데다, 대다수가 아크릴 등 화재에 취약한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재발 우려가 작지 않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관리를 합쳐 방음터널은 전국에 총 15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토부에서 관리하는 29곳과 경기도 14개 지자체가 관리하는 41곳 등 70곳이 경기 지역에 위치해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은 교통량도 많아 방음터널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기도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긴급 점검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년 전 유사 사고가 발생한 수원시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기존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 재질이 아닌 ‘강화유리’로 된 방음터널을 재설치하기로 했다. 2020년 8월 20일 수원시 영통구 하동IC 고가차도 방음터널에서도 주행 중이던 승용차에서 불이 나 PMMA로 돼 있던 터널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사고가 새벽에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터널 내부 200m 구간이 불에 타는 등 큰 피해를 봤다. 하지만 터널 복구 비용 부담을 두고 용인시와 갈등을 빚으면서 복구가 3년째 이뤄지지 않았다. 용인시도 화재 발생에 대비해 관내 방음터널 17곳에 양방향 50m 간격으로 소화기를 비치할 계획이다.
서울도 방음터널 16곳 중 14곳이 아크릴 소재를 사용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서울시의회 ‘방음터널 설치 현황’에 따르면, 특히 노원구 수락고가차도(동부간선로), 강남구 구룡지하차도(양재대로), 노원구 상도지하차도(동부간선로), 서초구 염곡동서지하차도(양재대로) 등 4곳은 방음터널 천장이 이번 사고와 동일한 PMMA 재질로 조사됐다. 다른 10곳도 난연성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를 썼다. 불에 타지 않은 강화유리로 된 방음터널은 양천구 서부터미널 앞 지하차도(남부순환로)와 구로구 개봉지하차도(남부순환로)뿐이었다. 송도호 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은 “방음터널에 불연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없는 등 안전에 매우 취약하다”며 “시에 긴급 화재안전점검 실시와 소방시설 설치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음터널 안전규정 마련과 함께, 터널 설치가 필요한지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염 교수는 “주민 민원이 많다고 무분별하게 방음터널을 늘릴 게 아니라 먼저 소음타당성조사를 하는 등 터널 설치의 적정성 여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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