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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앵커와의 온라인 로맨스...알고 보니 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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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방송국 앵커를 사칭해 자신의 친구를 유인, 무려 13년간 수억 원의 돈을 뜯어낸 여성이 사기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입건됐다. 가해 여성은 친구의 어머니가 자신의 외모를 흉본 일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피해자 리모씨는 2010년 자신의 친구 위모씨로부터 방송국 남성 앵커를 소개받게 됐다. 실제 만남은 아니었고, 당시 유행하던 소개팅 앱을 통해서였다. 유명 방송국 앵커는 리씨가 마음에 든다고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온라인' 연애가 시작됐다.
연애는 지속됐지만 리씨는 자신의 남자 친구를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만나자고 할 때마다 남자 친구는 방송, 출장, 야근 등의 핑계를 대며 만남을 차일피일 미뤘다. 때때로 남자 친구는 금전적 요구까지 해왔고, 그때마다 리씨는 남자 친구가 원하는 액수의 돈을 빌려줬다. 자신이 저축해둔 돈은 물론 필요할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보내주기까지 했고, 그 액수는 200만 위안(약 3억6,500만 원)에 달했다.
엄청난 빚더미에 놓이게 된 리씨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 남성을 소개해준 자신의 친구 위씨를 찾아갔다. 그를 만나지 못하면 금전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자신의 남자 친구를 만날 수 있게 해 달라며 울며 애원했고, 만날 수 없다면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위씨를 압박했다.
더 이상 리씨를 속이기 어렵게 됐다고 판단한 위씨는 진실을 털어놨다. "네가 방송국 앵커라고 믿고 있던 그 남성은 사실 나였다. 그리고 네가 보냈던 돈은 모두 내 병원비와 생활비에 쓰였다"고.
위씨가 경찰 조사에서 밝힌, 친구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이유는 더욱 황당했다. 13년 전 리씨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너는 외모도 별로 예쁘지 않고 집안 형편도 어려우니 결혼하기 쉽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에 대한 복수를 위해 '유명 앵커와의 온라인 로맨스'라는 사기극을 '설계'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선 최근 SNS를 통해 연인 관계를 맺고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후베이성에선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을 사칭하고 인터넷에서 구한 한국 남성의 사진을 도용한 프로필을 앞세워 5년간 39명의 여성을 속여 돈을 뜯어낸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 가운데 이 남성을 실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에는 기혼 여성이 가짜 신분증을 사용해 온라인에서 남성 11명을 꾀어 약 5,000만 원의 돈을 뜯어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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