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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링에 유흥비, 대출까지...이기영, 금품 노린 계획범행 정황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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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와 택시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로 유흥비 등 거액을 사용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직업이 없는 이기영이 금품을 노리고 고의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30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기영은 20일 밤 11시쯤 택시기사 A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12시간이 지나지도 않은 21일 오전부터 A씨의 신용카드로 6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커플링을 사고 호텔비를 결제했다. 또 고급술집을 이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기영은 또 A씨 수첩에 있던 패턴을 보고 스마트폰 잠금을 푼 뒤 수천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신용카드 사용액과 대출금을 합하면 편취한 금액만 닷새간 5,400만 원에 달했다. 이기영은 지난 8월 동거녀를 살해한 직후에도 동거녀 신용카드로 2,000만 원가량을 썼다.
살인을 저지른 직후 피해자들의 휴대폰으로 마치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활동한 정황도 유사하다. 이기영은 지난 8월 동거녀 살인 이후 동거녀의 휴대폰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두 차례 바꾸는 등 직접 관리했다. 택시기사 살해 뒤에도 피해자 휴대폰 메시지로 닷새 동안 유족과 태연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피해자인 척했다.
이기영은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A씨에게 “합의금을 많이 주겠다”면서 집으로 유인한 뒤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요구한 합의금이 예상보다 많아 합의가 안 됐고, 이 과정에서 A씨가 112에 신고하려 해 둔기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8월 7, 8일쯤에는 같은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파주 공릉천변에 버린 혐의도 받는다. 범행 전후 이기영이 사는 집에 방문했다는 점검원 B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9월 방문 당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씨가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큰돈을 상속받게 돼 서울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며 자랑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사모님(숨진 동거녀)은 왜 안 보이냐'고 묻자 요즘에 이태원에 카페를 오픈해 정신이 없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이기영은 두 사건 다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그가 범행 직후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미뤄 살인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기영의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을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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