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위리·환부작신, 그리고 '원팀'…경제단체장 2023년 키워드에 담긴 '도약의 꿈'

입력
2022.12.30 08: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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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중기중앙회는 처음으로 신년인사회 함께 열기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환위리(以患爲利)' '환부작신(換腐作新)'


국내 경제단체장들이 내년 국내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경제 환경에 현명히 대처해 도약할 것을 회원사들과 정부 등에 당부했다. 이들은 2023년에는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위기의 파고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위기 속 기회를 찾아 도약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경제 단체 수장들이 29일 신년사를 통해 2022년을 돌아보고 2023년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환위리(以患爲利)',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환부작신(換腐作新)'이라는 사자성어를 내세우며 내년 국내 기업인이 임해야 할 자세를 전했고, 손경식 경영자총협회장은 기업과 정부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원팀(One-team)'이 돼야 경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창수 "규제개혁"·손경식 "경영활동 자유 보장" 당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전경련 제공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전경련 제공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환위리라는 사자성어를 신년사에 담았다.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뜻을 살려,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 안에 있는 기회를 찾아내고 청사진을 만들어가는 일에 힘 쏟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뒷받침은 정부와 국회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게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달라"고 전했다.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 노후화, 잠재성장률 저하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썩은 것을 도려내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의 '환부작신' 자세를 당부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방위적 구조 개혁을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개혁을 포함한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힘써줄 것을 당부한 그는 "경제계도 기업의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견·중소기업 단체는 "육성·경쟁력 향상 도와달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뉴스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뉴스1


손경식 경총 회장은 "거대한 경제 위기 파고를 극복하려면 모든 경제 주체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한 팀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 뒤 "우선 기업의 경영 활동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당부했다. 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은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과 중국의 성장 부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무역 입국 60년의 자신감과 열정으로 위기 극복을 넘어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중소기업 단체 수장들은 유망 기업들에 대한 육성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을 당부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중견기업 육성의 법적 토대인 중견기업특별법이 안정적 주춧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상시법으로 만들고 모든 내용을 실질화하는 전면 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본격 시행을 앞둔 납품단가 연동제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소기업의 현장 의견을 담아내겠다"고 했다.

새해부터 경제 단체끼리 협력의 신호도 강하게 감지된다. 재계에 따르면 매년 초 각각 신년인사회를 열었던, 대한상의와 중기중앙회는 내년 초 함께 신년인사회를 열기로 했다. 두 단체가 신년인사회를 함께 갖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행사엔 SK그룹 수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준 기자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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