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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강수량 제로"…바짝 마른 동해안 산불 위험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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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충청, 호남지역과 달리 강원 영동지역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대형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강릉과 동해, 삼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번졌던 악몽을 떠올리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시를 비롯한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의 12월 강수량은 0㎜로 공식 집계됐다. 지난 21일 오후 잠시 눈발이 날렸으나, 유효적설로 기록되지 않았다.
때문에 영동지역엔 산림과 대기의 건조한 정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30% 밑으로 떨어져 건조경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년 초까지 눈 또는 비 예보가 없다. 바짝 마른 나뭇가지와 낙엽에 강풍까지 때때로 불고 있어, 작은 불씨 하나가 큰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큰 상태다. 산림당국은 진화헬기 3대를 영동권에 배치하고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이미 영동지역에서는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강릉과 삼척, 고성, 양양에서 4건의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6개 면적(4.25㏊)이 잿더미가 됐다. 특히 양양군 화일리 환경자원센터에서 발생한 불은 사흘째 진화를 못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도 장비 64대와 대원 150명을 투입해 4개 방향에서 흙으로 쓰레기 더미를 덮는 방식으로 진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폐합성수지 등 9만2,512㎥에 달하는 폐기물이 구조물과 뒤엉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다음 달 7일에야 완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야간에 순간 초속 20m가 넘는 바람이 불어 가벽을 설치해 비화(飛火)를 막고 있다"며 "철골구조물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 작업공간이 넓어져 진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해안 산불방지센터 관계자는 이날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쓰레기 및 논두렁 소각을 하면 절대 안 된다"며 "화목보일러 등 난방용품 불씨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강원뿐만 아니라 경북과 울산 등 동해안을 끼고 있는 다른 지자체 상황도 마찬가지다. 기상청은 "서해안은 찬 공기가 바다를 건너오는 호수효과로 눈구름이 집중된 반면 동해안은 북서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며 더욱 건조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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