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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은 여름에만? 겨울에 기습하는 ‘노로바이러스’

입력
2022.12.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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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식중독 40%가 겨울에 발생

굴 같은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굴 같은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중독은 음식이 쉽게 상하는 한여름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겨울도 안심할 수 없다. 한 번쯤 들어봤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겨울에 기승을 부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2021년 연 평균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54건(환자 4,990명) 가운데 중 40% 정도가 겨울에 집중된 만큼 건강한 겨울 나기를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다. 사람 간 전파가 일반적이며 오염된 음식물로도 감염된다. 가축ㆍ쥐에게서도 감염되는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는 2019년 국내 반려견의 분변 및 혈청에서 처음으로 노로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적은 수로도 강한 감염력을 발휘하는 노로바이러스는 항체 유지 기간이 짧다. 바이러스 침투를 경험한 인체는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만든다. 다만 항체 유지 기간이 몇 개월로 짧아 한 번 식중독을 앓았더라도 다시 노출되면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정도 잠복기가 있다. 이후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발열, 근육통이 오고 심하면 탈수 증세를 동반한다.

대부분 2~3일 이내에 자연 치유되지만 일본 등 해외에서는 당뇨병ㆍ고혈압 등 기저 질환을 앓던 고령인이 목숨을 잃은 사례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예방하는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며 탈수가 심하면 수액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올해도 노로바이러스 감염자는 어김없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질병관리청이 전국 208개 표본감시기관을 통해 집계한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1월 13~19일 70명에서 이달 11~17일 15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부원장은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에서도 활동하고 세균과 달리 겨울철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길어지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식중독은 대체로 상한 음식만 조심하면 된다고 여기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 섭취는 물론 사람 간 접촉으로도 전파된다.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10개 정도의 입자만으로도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지만, 로타바이러스와는 달리 특별한 백신이 없어 평소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물을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바닷물에 오염된 어패류나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날로 먹지 않도록 조심한다. 요즘 제철인 생굴이나 과메기를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굴 같은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하므로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소독되지 않은 지하수도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끓여서 사용한다. 과일 및 채소류는 깨끗한 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는다. 조리 기구는 열탕 소독하거나 살균 소독제를 이용해 소독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해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가 기본이다.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등, 손바닥 등 꼼꼼히 씻는다.

주변 청결 유지도 필수다. 환자 분변이나 구토물, 침, 오염된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화장실 안팎과 변기, 문손잡이 등은 알코올 소독제 등을 사용해 수시로 닦아낸다.

올 겨울 해외여행을 계획했다면 예방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다. 해외여행자가 급증하는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식중독 감염이 계속되는 만큼 해외로 나갈 때는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손효문 부원장은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 대변이나 구토물 등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흔하고 감염 속도 또한 빠르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군부대, 요양시설 등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특히 개인위생을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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