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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결국 울까"...전문가들이 본 2023년 우크라·러시아 전쟁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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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터로 바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세계는 피로 물든 대결과 파괴로 새해를 맞아야 한다.
아직은 ‘희망’도 ‘절망’도 예측하기 이르다. 전선에서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고, 침략국 러시아는 겉으로는 협상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우크라이나 정복 야욕을 불태운다.
2023년에는 명분도, 승자도 없는 잔혹한 싸움에 종언을 고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세계 군사·안보·전쟁 전문가의 전망도 엇갈린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각국 외신은 전쟁 전망을 둘러싼 갖가지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내년에도 포성과 화염이 멈추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관측이 다수였다. 러시아가 병력 충원에 나선 만큼 전쟁을 이어갈 여력이 있다는 것이 논지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의 전체 병력은 정규군 15만 명이었지만, 9월 예비역 30만 명을 동원하고 수감자까지 전장에 내보내면서 현재는 2배 넘게 늘어났다.
이스라엘 군사 전문가 데이비드 젠델만은 “징집되고도 전장에 나가지 않은 병력, 남부 헤르손에서 철수한 병력으로 러시아가 다시 공세를 개시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 등 후방을 중심으로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국방·안보 전문가 마이클 클라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전 소장 역시 “새로 징집한 병력 중 5만 명만 전선에 배치됐고, 25만명은 아직 훈련을 받고 있다”며 “이들의 운명이 전장에서 결정될 때까진 전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쟁터에 내보낼 희생양이 있는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의미다.
러시아가 장기전을 준비하는 정황도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 관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비무장화, 탈나치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패배할 것”이라며 군사 행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불과 이틀 전인 25일 푸틴 대통령이 “종전 논의에 열려있다”며 평화협상론을 꺼내 들었지만, 실제로는 폭주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27일 유가상한제에 동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주요7개국(G7)등 27개 나라에 석유 수출 금지 맞불을 놓은 점 역시 ‘평화’는 말뿐 이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버라 잔체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과 교수는 “내년 말에도 전쟁이 계속될 것이며 평화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우크라이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친다. 종전 시점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리지만, 꺾이지 않는 저항 의지를 보여준 우크라이나인들이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어린 관측도 나왔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 정치 분석가 안드레이 피온트콥스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격용 무기 제공 속도에 영향을 받겠지만, 우크라이나가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영토를 완전히 회복해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주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멜리토폴이 핵심 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멜리토폴을 차지하면 아조우해로 쉽게 진출하고, 크림반도로 향하는 공급과 통신을 끊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27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요충지 루한스크주 크레미나 탈환을 눈앞에 두며 러시아 압박 강도를 높이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 육군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가 내년 말 크림반도를 완전히 되찾고 승리를 거둔다고 단언했다. 러시아의 무기는 고갈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은 계속되면서 국방력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역시 ‘2023년 우크라이나 낙관론의 8가지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역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 △미국과 영국의 강력한 지원 등에 힘입어 향후 몇 달 내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악화하는 재정 상황 역시 러시아의 발목을 수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유가 상한제로 내년도 예산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을 훨씬 더 넘을 수 있다”며 나라 살림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쟁 비용을 얼마나 많이, 오래 댈 수 있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점을 감안하면, 푸틴 대통령의 무리한 전쟁이 자충수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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