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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바꿔 놓을 전쟁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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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상 최초의 무인기(드론) 전면전”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무력화하며,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미국제 ‘스위치블레이드 300’의 도움으로 러시아 육군과 탱크의 침공을 저지했고,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로 러시아 주요 군사기지를 공격한다. 미카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 10월 “미래 전쟁은 드론의 역할이 최대화되고 인간 역할은 최소화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드론 공격은 초기 기술에 불과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드론의 파괴력은 새만큼 작은 드론 수천 대가 인공지능(AI)의 통제 속에 마치 철새 떼처럼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뭉치기를 반복하며 공격을 퍼부을 때 최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이런 드론 군집 운영 기술은 수년 내 실전에 사용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 월간 애틀랜틱은 이를 실현할 기술을 갖춘 나라를 8개 정도 꼽았는데, 한국도 포함됐다.
□드론 공격의 잠재력을 알아챈 미국 의회는 지난해 드론 공격에 대항할 군대를 만들기 위해 7억5,000만 달러(약 9,500억 원) 예산을 배정했다. 미 육군은 대규모 드론의 공습을 물리치기 위해 전자기파 발사기 ‘에어 버스트’를 시험 중이다. 미 해군은 고출력 에너지 레이저(HEL) 무기 시스템과 AI를 이용해 드론을 신속 겨냥해 동시 파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드론 조종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무력화하는 ‘D-Fend’를 시험하고 있다.
□드론 무기 방어에는 이처럼 큰돈이 들지만, 공격능력을 갖추는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 약소국은 물론 테러단체도 손쉽게 가질 수 있다. 샤헤드-136이 대당 2만 달러 정도다. 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 71발에 사용한 돈이 2억 달러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혹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작 5대 드론 침투에도 우리 군이 속수무책이었다는 것까지 확인했으니, 앞으로 더 많이 보내려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강 건너 불구경’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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