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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로 전 세계 K아트붐 일으킨다" 삼성이 알아본 NFT 미술품 거래 사이트 만든 홍지숙 아트토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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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토큰(NFT)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이 아니지만 복제가 되지 않아 유일무이한 디지털 파일로 자산가치를 인정받는다. 특히 다양한 작가들의 NFT 그림이 예술성을 인정받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각종 상품을 NFT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홍지숙(57) 대표가 지난해 4월 창업한 아트토큰은 NFT에 뛰어든 대표적 신생기업(스타트업)이다. 그는 전 세계를 상대로 NFT 미술품을 사고파는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만들었다. 특히 외국 작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NFT로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할 계획이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다른 한류 콘텐츠 못지않게 NFT 분야에서 K아트 붐을 일으키는 것이 목표다. 서울 삼성동 아트토큰 사무실에서 홍 대표를 만나 NFT를 통한 K아트의 꿈을 들어 봤다.
홍 대표는 중·고교 시절 음악과 그림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 창문여중에서 중창단 활동을 했고, 서울사대부고 시절 조회 때마다 교가 지휘를 했어요. 그림은 중창단에서 같이 활동한 친구의 언니가 미대를 다녔는데 그분 권유로 취미 삼아 그렸죠."
하지만 대학 전공은 엉뚱한 분야를 택했다.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에서 경영정보학과 인사관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어요. 이후 유명 정보기술(IT) 기업 SAP의 인력관리(HR) 컨설턴트 자격을 취득했고 미국 남가주대학(USC)에 유학 가서 박사 후 과정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공부했죠."
그렇게 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면서도 그는 화필을 놓지 않았다. "틈틈이 그림을 그려 파리에서 단체 전시회를 했어요. 홍콩 전시회 때 그림이 곧잘 팔리기도 했죠. 그림은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안정돼요."
한때 그는 지난 9월 작고한 여류 재불(在佛) 화가 방혜자씨와 미술 작업을 함께했다. "방 화백 그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프랑스 세계문화유산 1호 파리 사르트르 대성당에 지난해 스테인드 글라스로 제작돼 설치됐어요.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너무 아쉬웠죠. 운보 김기창 화백의 아내 박래현 작가도 훌륭한 화가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지인 모임 때 이런 아쉬움을 이야기했다가 사업 제의를 받았어요."
그렇게 홍 대표는 2020년 말부터 얼떨결에 미술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 마침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AYC)이라는 NFT 그림이 1억5,000만 원에 팔리는 등 NFT 바람이 불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그림을 손쉽게 거래하고 소유할 수 있는 NFT로 사업 방향을 정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저작권을 보호하고 자산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는 NFT가 대세라고 봤죠. 관련 사업을 준비해 LNS인베스트먼트, 다올인베스트먼트(구 KTB네트워크),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NFT 미술품 거래 서비스 '투알투'(2R2.io)다. 투알투는 누구나 들어와 작품을 사고팔 수 있는 개방형 장터(오픈마켓)다. 아트토큰은 그림이 거래되면 거래 대금의 2%를 수수료로 받는다. "지난달 23일 투알투를 우선 웹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블록체인 전문 개발자들을 뽑아 거래 플랫폼을 직접 개발했죠. 관련 앱은 내년 중후반 내놓을 겁니다."
투알투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작가들은 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NFT 작품을 올릴 수 있다. 이용자들은 이렇게 올라온 작품을 암호화폐 이더리움으로 구입하면 된다. "내년 상반기 폴리곤, 솔라나 등 다른 암호화폐도 추가 거래 대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에요. 이용 가능한 암호화폐를 계속 늘려야죠."
현재 투알투에서 거래를 위해 확보한 NFT 그림은 약 200점이다. "투알투 이름에 맞춰 내년 2월 2일 전 세계에 알리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이때까지 거래 가능한 작품을 500점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죠."
직접 NFT 작품 제작도 한다. "뉴욕 비주얼아트스쿨 출신 등 미술을 전공한 직원들이 있어요. 이들을 비롯해 작가들과 협업해 자체 NFT 작품도 만들 예정입니다. 또 기업 의뢰를 받은 한정판 특별작품도 만들어야죠. 관련해서 디자이너들을 계속 뽑고 있어요."
투알투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본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아트토큰과 함께 미국 니프티 게이트웨이, 프랑스 라콜렉션 등 3개사 앱을 탑재해 NFT 그림을 사고팔 수 있는 스마트TV를 내년 상반기 중 전 세계에 출시(한국일보 12월 22일 보도)한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TV 이용자들은 굳이 내년 상반기에 나오는 신제품 TV를 사지 않아도 투알투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TV를 NFT 그림 거래를 위한 갤러리 겸 그림을 전시하는 액자로 활용할 수 있다. "190개국에 팔리는 삼성전자 스마트 TV에 NFT 그림 거래 앱이 들어가요. 직접 개발한 이 앱을 누르면 투알투 서비스와 연동되죠. 이제 그림도 집에서 간편하게 사고파는 시대가 열려요."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내년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서 투알투 앱으로 NFT 그림 거래를 시연한다. "CES에서 TV를 이용해 앱으로 그림을 사고파는 것을 시연할 계획입니다. 류재춘 작가의 '폭포' 등 해외에서 보기 힘든 동양화 NFT를 선보여요. NFT 그림은 정적인 실물 그림과 달리 아래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움직이며 역동적 느낌을 줘서 외국인들이 놀라워하죠."
홍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투알투를 이용해 그림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우리 그림을 NFT로 세계에 알려 K아트 바람을 일으킬 생각이다. "해외에서는 서양 건축에 화선지를 이용한 동양 그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우리 그림을 주목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동양화를 NFT로 만들어 TV나 디지털 액자에서 보여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리죠."
그래서 스마트TV 앱과 함께 NFT 그림을 넣은 디지털 액자도 만들어 판매한다. "블루캔버스와 협업해 NFT 그림이 들어간 디지털 액자를 만들고 있어요. 액자 1개당 120만 원에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죠."
그는 되도록 많은 국내 작가들의 그림을 NFT로 만들 계획이다. "김환기, 이석주 등 국내 최고 작가들의 그림을 NFT로 만들고 싶어요. 작품 1편당 수백 개 NFT로 제작해 개당 30만~50만 원에 판매할 생각입니다. 여러 작가들을 접촉 중이죠. NFT 변환 계약을 맺은 작가가 90명 넘어요."
20·30대가 NFT 그림을 좋아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젊은 층들은 NFT 그림 속 캐릭터나 사물의 움직임이 재미 있어 계속 보죠. 그래서 NFT 그림을 멍하니 본다는 뜻의 '멍화'라고 해요."
홍 대표도 NFT 그림을 많이 산다. "돈 벌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좋아서 수집해요. 성태진 작가의 작품 등 NFT 그림 20점을 갖고 있어요."
그러려면 NFT 그림을 많이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보상 제도를 도입한다. "작가나 이용자들이 투알투에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장치들을 많이 만들 겁니다. 포인트가 쌓이면 NFT 작품을 사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문제는 불안한 암호화폐 시장이다. 사람들은 NFT를 암호화폐의 연장선으로 본다. 많은 NFT들이 암호화폐를 거래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덩달아 NFT 그림도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루나 사태 이후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FTX가 파산하면서 NFT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요. 암호화폐는 국경을 넘어 거래할 때 편리한 수단이어서 NFT들이 많이 채택한 만큼 아무래도 영향이 있겠죠. 하지만 NFT 그림이 갖고 있는 고유의 디지털 자산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더불어 작가들은 같은 작품이 NFT로 여러 개 제작되면서 작품이 저평가될 것을 걱정한다. 홍 대표는 다양한 NFT 활용 사례를 만들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NFT 그림을 다양하게 활용하지 않으면 가치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NFT 그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내년에 메타버스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엉뚱하게도 홍 대표의 꿈은 우주를 향한다. "우주선에 우리 작가들의 NFT 그림을 싣고 싶어요. 우주선에서 우주인들이 NFT로 동양화를 감상하는 풍경을 상상해 봐요. 의외로 몽환적 느낌의 동양화가 우주 공간과 잘 어울려요. 그럴 수 있도록 우리 작가들의 그림을 NFT로 많이 만들어 해외에서 많이 찾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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