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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에 서울 상공 뚫렸다... 軍, 휴전선 넘어 정찰자산 투입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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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5대가 영공을 침범했다. 동시다발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이 중 1대는 서울 상공까지 날았다. 우리 군은 격추를 시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세계 각지의 전장에서 횡행하는 드론 자폭테러를 감안하면 아찔한 상황이다.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을 탐지하는 데 주력해온 군 당국의 대공 방어망에 구멍이 심각하게 뚫렸다. 대신 우리 군은 정찰자산을 북한 지역으로 투입해 맞불을 놨다. 북한이 남한으로 보낸 무인기가 확인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오전 10시 25분경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 수대가 MDL을 넘어 우리 영공에 침입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처음 김포 일대로 1대가 MDL을 넘었고, 이어 여러 대가 우리 측 상공으로 침투했다.
합참은 이날 우리 영공에 침입한 무인기는 2m급 이하 소형 기종으로 총 5대라고 밝혔다. 4대는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했지만 1대는 서울 북부 상공까지 진입했다.
우리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무인기는 비행을 멈추지 않았다. 일부 무인기는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해 우리 민가지역 상공까지 날았다. 무인기는 육안으로 식별 가능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공격헬기와 전투기 등 대응전력을 출격시켰다. 그럼에도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다. 주민들에 미칠 피해와 북한 영공으로 실탄이 넘어갈 경우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교동도 서쪽 상공에서 헬기를 동원해 20mm 기관포 100여 발을 쐈지만 관측사격이 아닌 레이더에 식별된 항적을 향해 사격하느라 격추하지 못했다.
합참은 북한 무인기 포획을 위한 차선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 상공까지 침투한 무인기는 북한으로 유유히 돌아갔다. 강화도 인근 무인기 4대의 항적이 소실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대응과정에서 우리 군 전술통제기 1대가 출격 중 추락했다. 작전 지원을 위해 오전 11시 39분 강원 원주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KA-1 전술통제기가 이륙 중 엔진 이상으로 인근 농경지에 떨어졌다. 조종사 2명은 무사히 비상탈출에 성공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무인기 침범 경로와 인접한 인천·김포국제공항도 한때 먹통이 됐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김포공항은 1시간 2분, 인천공항은 48분간 이륙이 일시 중단됐다.
모든 대응에 실패하자 우리 군은 대신 유·무인 정찰자산을 MDL 근접 지역과 이북 지역에 투입했다. 북한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거리에 상응한 만큼 우리 정찰자산을 북한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합참은 "적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 및 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이 북에 침투시킨 무인기에 대해 북한군은 대응하지 않았다"며 "작전에 투입된 정찰자산은 모두 무사히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초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특수부대인 ‘전략군’에 무인기 부대를 편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에서 무인기 개발을 공식화한 이후 나온 성과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무인기 부대를 운용 중이라고 확인하면서 “북한 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대공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소형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레이더 보강 등 성능 개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날 북한의 동시다발 무인기 공격을 막아내는 데 실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북한 무인기는 항공사진 촬영 등을 통해 우리 군 주요 시설과 전방지역 군사첩보를 수집하고자 MDL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포착된 것은 지난 2017년 6월 강원 인제군 야산에서 추락한 북한 무인기를 발견한 후 5년 반 만이다. 당시 발견된 추락 북한 무인기에서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골프장을 찍은 사진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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