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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부시, DJ-클린턴 최상 궁합...극단 애국주의가 동맹 최대 위협"[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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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미동맹이 70년을 맞았다. 전후방 주한미군기지 현장 르포, 전술핵 재배치 찬반 대담, 전문가 인터뷰, 70년의 역사적 장면 등 다각적 조망을 통해 동맹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본다.
"한미동맹은 전쟁을 막아냈다. A 평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이 지난달 24일 화상 인터뷰에서 70년간의 한미동맹을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기승을 부리고, '뒷배'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이에 맞선 한미 양국의 극단적 애국주의가 동맹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스나이더 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미국을 국빈방문해 미 행정부의 외교 리스트에서 한반도 문제를 우선순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등을 지내며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30년 이상 연구해온 미국의 대표적 '한국통'으로 꼽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동맹이 70년 지속됐는데.
"동맹이 70년간 깨지지 않았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국가끼리 맺었던 동맹은 평균 10년만 유지됐다. 터지기 일보 직전인 위협에 대처하려고 전술적으로 체결한 탓이다. 반면 한미동맹은 미국이 지역 안보를 지키려 전략적으로 맺었기에 생명력이 길었다. 시대 변화에도 잘 적응했다. 처음에는 미국이 '보호자'이고, 한국은 '고객'으로 보호받는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파트너십으로 변모했다."
-역대 한미 대통령의 궁합을 평가한다면.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관계가 좋았다. 이들은 냉전이 끝나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집권했다. 또 김대중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역 안보와 번영 측면에서 큰 비전을 갖고 많은 가치를 공유했다. 윤석열-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한국은 미국에 상당한 (경제적) 투자를 해 동맹이 공고해졌다. 반면, 김영삼-클린턴 대통령 때는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해 민감한 회담이 많았는데 양국동맹의 부정적 순간으로 기억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마치 용병처럼 취급했다."
-한미동맹의 최대 위협은.
"중국과 북한이라는 이중적 도전을 동시에 관리해내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이에 맞서 한미 양국 내부에서 들끓을 수 있는 극단적 애국주의와 자국우선주의도 큰 도전이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이미 목격하지 않았나. 한국에서도 어느 시점에 동맹보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일본이 안보문서에 ‘반격 능력’을 명시하고 미국이 환영했다.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던 윤석열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는데.
"딜레마를 풀려면 한미일 3국 간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일본 안보문서에는 일본이 공격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만 분명히 나와 있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공격신호가 있을 때 선제대응까지 말한다. 일본보다 한국 정부가 더 강하게 나오고 있다. 북한이 3국의 시각차를 파고들어 관계 악화를 부추길 수 있기에 관점의 조율이 필요하다."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에서 한반도 문제는 후순위인가.
"바이든 정부는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경쟁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 부족을 틈타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껏 보여준 태도로 볼 때 양국 간 근본적 입장차는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제정세가 '신냉전'으로 불린다. 한미동맹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우리가 직면한 안보 도전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이슈를 넘어선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미 확장억제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만약 북한이 핵을 쓴다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신호를 명확히 보내려 하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등이 협의 과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할 텐데.
"국빈방문(예우의 격이 가장 높은 방문 형태)으로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는 게 가장 상징적이다. 바이든 취임 후 미국을 국빈방문한 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뿐이다. 7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겹쳐 미 정부의 관심이 한국에 쏟아질 것이다. 한반도 이슈의 우선순위를 끌어올릴 기회다."
글 싣는 순서
<1> '진보=반미, 보수=친미' 이분법 깨졌다
<2> 세대 이념별 대미 인식
<3> 동맹의 현주소
<4> 동맹의 그늘과 도전
<5> 전문가가 보는 한미동맹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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