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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유산' 서울 도시재생센터 40%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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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도시재생'을 담당하는 도시재생지원센터의 40%가 이미 운영 종료됐거나 연내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은 센터들도 속속 폐쇄될 예정이다. '박원순식 노후주택 개발'의 상징이었던 도시재생 사업 자체가 사실상 대폭 축소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시재생 사업을 위탁받은 기관인 도시재생지원센터 55곳(광역센터 1곳, 현장센터 54곳) 중 21곳은 지난해부터 이달까지 속속 문을 닫았다. 용산구에 위치한 광역센터 또한 연내 업무가 종료된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박 전 시장의 도시재생 사업을 상징하는 기관이었다. 2018년 3월부터 서울시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나온 이후, 이 센터는 재생사업지 내 주민공동체 활성화 지원 및 노후주택 수리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해 왔다. 도시재생은 뉴타운식 대규모 개발 대신 노후주택 밀집지의 주변 환경을 개선해 쇠락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골목길 벽화 조성 등 환경미화에만 치우쳐, 노후주택 거주자들의 실제 삶의 질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취임 2개월 후인 작년 6월 "도시재생 사업을 재구조화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각 센터와 업무위탁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았다. '오세훈식 도시재생 사업 재구조화'는 재생사업지 중에서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역엔 정비사업 등 다양한 개발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존 위주인 박 전 시장의 접근법과는 다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 11월 지원센터 폐지 등에 대한 지침을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한 전 기관에 전달했다"며 "(센터 폐지는) 이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센터들은 계속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예산 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현장센터 54곳은 설치 이래 총 674억 원의 예산을 썼는데, 이 중 315억 원을 인건비로 쓴 반면 사업비에 쓴 돈은 182억 원이었다.
구체적으로 △강동구 성내2동 △강동구 암사동 △관악구 난곡·난향동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등 7곳의 재생사업지 현장센터는 센터 설치 후 총 68억3,000만 원의 예산을 썼는데, 41억 원을 인건비에 지출하는 동안 사업비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 특히 천연·충현동 도시재생지원센터는 11억1,400만 원의 예산 중 98%인 11억200만 원을 인건비로만 쓴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센터 또한 총 370억 원이 투입됐는데 사업비에 162억 원, 인건비는 그보다 많은 176억 원을 지출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도시재생 사업 초기엔 공동체 활성화에 집중하면 재생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전제가 있었다”며 “사람이 많이 모여야 하는 공동체 활동 예산이 많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폐지에 따라 각 센터의 업무는 시 주택정책실로 이관된다. 센터 업무였던 노후주택 집수리 지원 사업은 주택정책실 주거환경개선과가 전담한다. 서울시는 집수리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대신 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수리 사업 예산은 올해 100억 원이었고 내년부터 200억 원으로 시작해 5년 간 매해 200억 원씩 1,000억 원으로 늘려놓은 상태”라며 “센터가 폐지된다고 해서 집수리 지원 정책이 후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 사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 방식은 28가지가 있는데, 지금껏 다양한 사업 방식을 활용하지는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지원센터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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