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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형 위해 연쇄살인마와 친해져라... 위험한 도박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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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집에서 호화로운 삶을 산다. 미식축구로 다져진 몸과 근사한 미소를 지녔다. 청년 지미(태런 에저턴)는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직업이 문제다. 마약밀매로 돈을 벌고 있다. 당당하고 화려한 인생은 지속되지 않는다. 감옥에서 10년 살 처지에 놓인다. 감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지미에게 달콤하고도 위험한 제안을 건넨다.
제안은 이렇다. ‘연쇄살인마에게 접근해 결정적 진술을 받아내면 5년 감형을 해주겠다’. 지미는 주저한다. ‘작전’을 위해선 흉악범들이 우글거리는 스프링필드 교소도로 이감해야 한다. 진술을 받아내지 못하면 감형은 없다. 목숨 건 일을 하고도 아무 보상을 못 받을 수 있다.
지미는 위험한 도박에 나선다. 이감을 가 연쇄살인마 래리(폴 월터 하우저)에게 접근하려 한다. 하지만 일이 수월할 리 없다. 소녀 10여 명을 살해한 것으로 여겨지는 래리는 경계심이 강하다. 어리숙해 보여도 의외로 두뇌회전이 빠르다. 그는 살인 사건 1건으로 투옥됐으나 곧 교도소를 나갈 수 있다. 강압에 의한 자백을 주장하며 항소를 했고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다.
래리에게 접근하는 일만 어려운 게 아니다. 교도소는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과 다름없다. 어느 간수는 지미의 정체를 알아내고 협박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죄수들에게 지미의 실체를 까발리겠다고. 마피아 거물은 지미에게 호감을 표시하나 속내를 알 수 없다. 교도소 내부에서 지미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지미는 갖은 노력으로 래리의 마음을 사려 한다.
드라마는 세 가지 작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래리의 진술을 받아내려는 지미의 사연 위로 래리의 과거 행각을 포갠다. 래리의 범죄를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지미가 처한 상황이 빚어내는 서스펜스, 래리의 내면에 자리 잡은 악마성에서 비롯된 공포, 형사들이 수사하며 만들어내는 스릴이 화면을 채운다.
지미는 당초 마약밀매에 대해 죄책감이 없었다. 하지만 래리를 보며 자신의 잘못을 조금씩 깨닫는다. 친해진 래리는 끔찍한 범죄를 유희처럼 묘사해 지미에게 전한다. 시청자가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래리는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시기에 집착한다. 이유는 막바지에 드러난다. 래리의 끔찍한 판타지가 냉기를 품는다.
지미는 심각한 위험에 처하고도 작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감형이라는 목적보다 회개가 지미의 마음에 가득하다. 래리의 출소를 필사적으로 막고 싶다. 하지만 시간은 지미 편이 아니다. 상황은 래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드라마는 뒤로 갈수록 서스펜스의 밀도를 높여간다.
제임스 킨이 쓴 자전적 소설 ‘악마와 안에서 함께: 몰락한 영웅, 연쇄살인마, 구원을 위한 위험한 거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벨기에 감독 믹사엘 로스캄 등 셋이 맡은 연출은 무난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눈부시다. 특히 폴 월터 하우저의 연기는 소름 끼친다는 수식이 따를 만하다. 무기력하고 순진해 보이는 얼굴에 악마의 내면을 드러낸다. 제목이 왜 ‘찌르레기’인지는 결말부에서 밝혀진다. 알고 나면 섬찟하다. 추리소설 ‘미스틱 리버’와 ‘셔터 아일랜드’ 등으로 유명한 작가 데니스 루헤인이 기획하고 총괄프로듀서로 일한 점이 이채롭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7%, 시청자 95%
***한국일보 권장 지수: ★★★★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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