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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없다, 성장 위해 채용 확대" KT그룹 채용 총괄하는 이영진 인재실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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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안 좋아도 성장하려면 채용을 늘려야죠. 앞으로 KT 채용 전략은 인재를 찾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바뀝니다."
요즘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기업들의 화두는 비용절감이다. 그래서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과 채용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KT그룹은 거꾸로 2026년까지 5년간 2만8,000명을 고용하겠다며 채용 확대를 밝혔다. KT그룹의 채용을 총괄하는 이영진(50) 그룹인재실장을 만나 채용 확대 배경과 방법을 들어봤다. 이 실장은 한양대 경제학과와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2000년 KT에 입사해 20여 년간 인재개발실에서 일한 인력관리 전문가다.
이 실장은 "KT가 성장하기 위해 채용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KT는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디지코' 전략을 선언했죠. 통신만 바라보면 성장에 한계가 있으니 인공지능(AI),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야 성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여러 분야에 많은 사람이 필요해요. 경기가 어려워도 국민 기업답게 거시적으로 보고 발표한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습니다."
특히 올해 포함 향후 3년간 집중적으로 채용을 늘린다. "5개년 채용 계획 중 앞으로 3년간 많이 뽑고 이후 성장 상황을 봐가며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요."
KT의 채용 계획은 단순 계산하면 연간 5,000명 가까이 뽑아야 한다. "KT 본체가 연 평균 300명씩 뽑다가 올해 700명으로 늘렸어요. 내년에도 KT 본체는 비슷하게 뽑을 방침입니다. 50개 계열사 전체로 보면 매년 평균 5,000명 정도 뽑았어요. 과거 114였던 KT IS와 KT CS, 유무선통신 개통을 담당하는 KT모스와 KT서비스 등은 상담 및 개통 인력이 많이 필요해요."
주로 AI 등 개발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AI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IT 인력이 제일 많이 필요해요. 네트워크 인력도 꾸준히 필요하죠. 문과 출신도 IT 소양이 있으면 우대합니다."
이 때문에 이 실장은 "내년 채용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며 "인재를 찾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확장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있으면 조건을 따지지 않는 채용 코스를 올해 처음 만들었어요. 학력, 전공 불문하고 프로그래밍 실기로 뽑죠. 내년에도 이 방식의 채용을 늘릴 계획입니다."
여기에 인재양성 채용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추가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6개월간 AI 기술을 가르쳐요. 상반기 1기생 200명 중 80명이 KT그룹에 입사했어요. 입소문이 나서 2기 경쟁률이 3배로 뛰었죠."
대학과 손잡고 필요 인재를 육성하는 계약학과도 확대한다. "지난해부터 한양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3개 대 AI 관련 대학원을 지원하는데 올해 한 군데 더 늘리려고 대학들과 협의 중이죠. 학비, 기숙사비, 용돈까지 주고 졸업 후 일정 기간 KT에서 의무 근무하도록 해요. 내년에 빅데이터 전공 등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 실장은 계약학과 대학원생 면접에 직접 참여한다. "자동 취업이어서 신입사원 면접보다 까다롭게 봐요.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여럿이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질문하며 조직에 적합한지 살피죠."
공채 대신 수시 채용 방침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일본식 기업 전통인 공채는 재벌 기업들이 시작하며 퍼졌죠. 공채는 요즘 조직 문화에 맞지 않아요. 기수 문화 때문에 역량 있는 사람이 늦게 성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아직까지 수시 채용의 단점을 찾기 힘들어 바꿀 필요를 못 느껴요."
당분간 인위적 구조조정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KT그룹은 매년 1,000명씩 정년퇴직해 자연 감소 인력이 많아요. 구현모 KT 대표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기 싫어 사업영역을 넓혀 성장하는 디지코 전략을 내놓았죠. 내년뿐 아니라 2030년까지 꾸준히 성장하면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도 되죠."
이와 관련해서 KT는 퇴직자들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령 사회가 중요한 문제가 되면서 10년 전부터 전직지원센터를 운영해요.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죠. 정년퇴직자의 15%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해요. 그래서 직원들이 정년 때까지 잘 나가려 하지 않죠."
아울러 근무 방식의 변화도 고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는 강제적 효과를 많이 봤어요. 하지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일하는 방식) 도입은 더 두고 봐야죠. 스마트 워킹 제도를 위해 전화국 등을 일터로 많이 바꾸는 투자를 했는데 직원들이 불편하게 느끼면서 잘 안 쓰게 돼요. 워케이션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 2, 3년 더 두고 봐야죠."
20여 년간 인력관리 전문가로 일한 이 실장은 KT의 채용 기준 원칙을 '고객 중심과 주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KT는 130년간 독점과 과점인 통신 시장에서 성장했어요. 그래서 은연중 기업 중심의 사고가 뿌리를 내렸죠. 그러다가 기가(G) 인터넷 이후 호된 시련을 겪었어요. 10G 인터넷을 출시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1G만으로도 충분해 10G 상품을 찾지 않았어요. 그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고객 중심 철학이 자리 잡게 됐어요. 여기에 국민기업인 만큼 직원들 모두 주인 정신을 갖고 일하기를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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