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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암 진단받으면 청소년 자녀 음주·자살 충동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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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암 진단을 받으면 청소년 자녀의 건강도 취약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살 생각이 3배가량 증가하는 등 정신 건강에서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돕는 사회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9년에 21만8,000여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가정의학과 교수와 김계형 공공진료센터 통합케어클리닉 교수 연구팀이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12~19세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또래 청소년 3,429명과 부모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결합해 분석한 연구 결과다.
국내 여성암 환자의 26%, 남성암 환자의 10%는 자녀 양육기인 30~49세에 암을 진단받는다.
암에 걸린 부모는 건강 악화와 의료비 부담으로 자녀 양육이 어려워지며, 청소년 자녀 역시 사춘기로 인해 신체ㆍ정서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가족을 잃는다는 두려움으로 정신 문제까지 겪을 수 있다.
연구팀은 부모의 암 진단이 청소년의 건강 실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010~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 266명과 그렇지 않은 또래 대조군 3,163명의 건강 행동 및 정신 건강을 비교ㆍ분석했다.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암 진단 5년 미만과 5년 이상으로 구분됐으며, 연령·성별·가계 월 소득 조정이 이뤄졌다.
그 결과, 또래 대비 건강 행동(이상체중, 음주, 흡연, 예방접종)은 부모가 암 진단 5년 미만인 청소년에서 음주가 최대 1.7배, 독감 예방접종률이 3.2배 증가했다.
정신 건강 역시 부모가 암 진단 5년 미만인 청소년에서 자살을 생각·계획·시도한 비율이 또래 대비 최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은 또래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어머니의 암 진단 시 또래 대비 1.73배까지 증가했다.
반면 부모가 암 진단 5년 이상 경과한 청소년은 음주, 독감 예방접종, 우울 증상, 자살생각·계획·시도 비율 모두 또래와 비슷했다.
즉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처음엔 큰 스트레스를 느끼며 심리적 취약성을 보이지만, 암 진단 후 5년 정도 흐르면 고통에 적응하고 일반 또래집단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계형 교수는 “암 환자가 암 진단 직후 신체ㆍ정신적으로 가장 불안정하고, 5년 정도 경과하면 안정을 되찾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자녀 건강이 부모의 상태와 관련성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 교수는 “부모가 암 진단을 받은 청소년의 적응과 회복을 돕기 위해 암 진단 후 1년 내 정신 건강검진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며 “진단 후 5년 내 흡연·음주를 예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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