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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마비 후 회복되면 괜찮다?… ‘뇌졸중’ 강력한 경고 신호

입력
2022.1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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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발생 전 40%가량이 '미니 뇌졸중' 겪어

뇌졸중은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목숨을 잃는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가 발음·보행·운동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으로 고통받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은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목숨을 잃는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가 발음·보행·운동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으로 고통받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은 고령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40대 이하 중ㆍ청년층도 20% 정도가 발병한다. 뇌졸중에 매년 10만5,000명 정도가 노출되고, 5분에 1명씩 발생하고 20분에 1명꼴로 사망한다. 국내 사망 원인 4위여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 정도가 발음ㆍ보행ㆍ운동장애 같은 후유증을 앓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도 겪는다.

◇뇌졸중 발생 전 40%가 ‘미니 뇌졸중’ 겪어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나뉜다. 뇌졸중은 뇌경색(76.3%), 뇌내출혈(14.5%), 지주막하출혈(8.9%) 순으로 발생한다.

뇌경색에는 혈전이 생겨 막히는 ‘혈전뇌경색’, 경동맥이나 심장과 같이 다른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색전뇌경색’, 큰 혈관 옆에 가지처럼 나 있는 미세혈관이 막히는 ‘열공성 뇌경색’이 있다.

뇌출혈에는 혈압이나 혈관 이상으로 생기는 ‘뇌내출혈’, 혈관 내벽이 약해지면서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터지는 ‘거미막하출혈’, 출혈 위치에 따른 ‘경막하출혈’과 ‘경막외출혈’이 있다.

뇌졸중은 발생하기 전 경고 신호가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금방 사라지거나 평소 겪는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쉬운 게 문제다.

특히 ‘미니 뇌졸중(일과성 뇌허혈 발작ㆍTransient Ischemia Attack)’은 뇌졸중 발생의 가장 강력한 경고 신호다. 미니 뇌졸중은 뇌혈관이 크게 좁아지거나 막혀 피가 흐르지 못하다가 24시간 이내에 다시 흐르는 증상을 말한다. 미니 뇌졸중 증상은 몇 초 만에 사라지기도 하고 몇 시간 동안 계속되기도 하기에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

김치경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니 뇌졸중을 겪은 후 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2일 이내 5%, 1주일 이내 11%, 3개월 이내에는 20~30%나 된다”며 “미니 뇌졸중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적절히 조치하면 뇌졸중의 80% 정도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했다.

뇌졸중 전조 증상은 갑자기 나타난다.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마비, 행동 이상, 발음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뇌졸중은 전조 증상 발생 후 골든타임인 4시간 30분 이내 치료해야 후유증이 적으므로 전조 증상을 잘 알아둬야 한다. 주요 전조 증상으로는 갑자기 한쪽 얼굴에 안면 떨림과 마비가 오고(Face dropping),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면서 감각이 무뎌지고(Arm weakness),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해지는(Speech difficulty)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119에 즉시 전화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Time to call 119). 미국뇌졸중학회는 뇌졸중을 빨리 알아 병원에 빨리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FAST’라는 단어로 홍보하고 있다.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4.5시간이다. 이 시간 내에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3개월 후 일상생활 복귀율이 발병 후 6∼12시간 만에 치료받은 사람보다 26%나 높아진다. 물론 더 빨리 치료받을수록 혈전용해제 투여 등 빠른 조치로 일상생활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다.

119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는 환자를 편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압박되는 곳을 풀어준다. 또한 폐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구토를 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니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 붉은 화살표로 표시된 부위 뇌혈관이 막혀 끊긴 것처럼 보인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미니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 붉은 화살표로 표시된 부위 뇌혈관이 막혀 끊긴 것처럼 보인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심한 코골이, 뇌졸중 위험 67% 높여

뇌졸중은 잘못될 생활 습관 등으로 발병할 때가 가장 흔하다. 고혈압, 흡연,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복부 비만 등이 뇌졸중 위험 요인의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자신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뇌졸중 위험 인자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섭취하고 저염식을 생활화하며,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도 당연히 해야 한다. 흡연은 뇌경색 위험을 1.5∼2배, 뇌출혈 위험을 2∼4배가량 높인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 45세 이하 젊은 남성 뇌졸중 환자 발병 원인의 45%는 흡연, 29%는 고혈압이었다. 다만 뇌졸중 위험도는 금연 2년 뒤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5년이 지나면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과 비슷하게 떨어지므로 빨리 금연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와 우울증도 뇌졸중 위험을 높이므로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스스로 관리가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을 필요도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 결과, 뇌졸중이 처음 발병한 뒤 2년 이내 25.4%가 우울증으로 진단됐고, 3개월 이내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했다.

이 밖에 코골이가 뇌경색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문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코골이가 심하면 체내에 들어오는 산소량이 줄고 이로 인해 뇌손상과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한 연구 결과에서는 코골이가 심하면 뇌졸중 위험이 67%, 심장발작이 34% 더 증가했다.


[뇌졸중의 FAST 법칙]

▷F(Face Dropping): 한쪽 얼굴이 떨리고 마비된다.

▷A(Arm Weakness): 팔다리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S(Speech Difficulty):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T(Time to call 119): 증상이 생기면 바로 119로 전화한다.

[뇌졸중의 주요 증상]

①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②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③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④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걸으며 한쪽으로 쓰러진다.

⑤ 갑자기 한쪽이 잘 안보이거나 둘로 겹쳐 보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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