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尹, 마이크 잡고 회의 주도...생방송 예정보다 1시간 넘겨

입력
2022.12.15 20:00
3면
구독

윤석열(가운데)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가운데)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자유민주주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회의를 보시면 일관된 국정철학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마치는 소감을 이렇게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윤석열표 정책방향'에 대한 국민패널 100여 명의 궁금증에 대해 직접 답하고 설득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며 국민과의 소통 의지를 거듭 부각했다.

100분에서 156분으로 늘어난 생방송

'국민과의 약속, 그리고 실천'이라는 제목의 이날 회의는 예정됐던 100분을 1시간가량 훌쩍 넘겨 156분간 열렸다. 생방송으로 중계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통상 국정과제 점검은 각 부처 장관들이 업무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뤄지지만, 윤 대통령 주문에 따라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회의 주제는 △경제와 민생 △지방 시대의 비전과 전략 △3대 개혁과제(연금·노동·교육)였다. 각 부처 추천을 받아 선정된 국민패널 100명과 각 부처 장관들이 윤 대통령 주변을 동그랗게 둘러싸고 앉아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이었다.

윤 대통령이 눈에 띄게 회의를 주도했다. 지난 10월 생중계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선 윤 대통령이 "경청하겠다"면서 장관들에게 가급적 발언 기회를 넘겼다. 하지만 이날은 국민패널의 질문이 시작되자 종이에 질문을 받아 적으며 의욕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尹, 검사 시절 경험 예로 들며 적극 설명

윤 대통령은 각종 정책 방향에 대해 예시를 들거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설명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급증하는 전세 사기를 우려하는 한 청년의 질문엔 최근 피해가 우려되는 '빌라왕' 사건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저도 법조인 출신이라 법률적으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오늘 아침에 국토부와 법무부에 전세입자들에 대한 합동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이분들(피해자)에 대해 법률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하는 마약 중독 문제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검경에서 엄청나게 마약 제조, 유통, 밀수 조직을 단속했다"면서 "마약값이 떨어진다는 건 국가가 단속을 안 했다는 얘기"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90대 노모를 모시고 사는 60대 여성은 건강보험 개혁 방향과 관련 "혜택이 줄어들고 보험료는 인상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건강보험 제도를 본래 취지대로 정상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장관에게 직접 마이크 넘기기도

윤 대통령은 소관 부처 장관들에게 여러 차례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장관들은 "대통령이 이미 잘 설명하셨다"면서 추가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발언 기회를 직접 줬다. 윤 대통령은 지방시대의 비전과 전략에 대한 답변을 하는 도중에 "오늘 여기 행안부 장관 나오셨나. 기업 이전 인센티브에 대해 추가 설명을 좀 해주시죠"라고 흐름을 유도했다.

이날 14명의 국민패널이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에게 각종 현안을 물었다. 하지만 이들 중 정부 정책에 대한 잘못을 꼬집은 경우는 없었다.



김지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