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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뇨 묻은 아이 기저귀, 땅에 묻어도 안심되는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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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화학박람회 'K2022' 행사장에서 친환경 기저귀를 선보였다. 매립해도 분해가 잘 안 되고, 소각했을 때는 탄소가 발생해 토양오염이나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혔던 기저귀의 뒤처리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21일 LG화학에 따르면 재생 가능한 식물성 원료를 적용한 기저귀 소재 기술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은 건, 아이 분뇨가 묻어 버릴 수밖에 없는 기저귀는 대부분 화학 물질로 만들어져 재활용에 가장 취약한 제품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생분해성 소재로 알려진 제품들은 존재했지만,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해 사실상 '절반의 친환경 제품'이었다. LG화학이 만든 생분해성 신소재는 불투명한 포장재 제품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었던 기존 혼합 소재들과 달리,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어 상업화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친환경 포장재 업계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LG화학은 지금까지 연구 및 개발 실적들을 가지고 내후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와 옥수수 성분의 PLA(Poly Lactic Acid)를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두 소재는 유연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농업용 멀칭 필름, 일회용 봉투 등에 두루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LG화학은 친환경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 등 자원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특히 최종 소비자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PCR)를 다시 활용, 일반 플라스틱보다 충격과 열에 강한 '다용도 플라스틱 소재(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로 만든 작업이 눈에 띈다.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친환경 PCR 화이트 ABS 상업생산에도 성공한 LG화학은 '재활용 ABS' 물성을 기존 제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업계 최초로 하얀색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재활용하면 강도가 약해지고 색이 바래지는 등 단점이 있고, 검은색과 회색으로만 만들 수 있었던 기존의 ABS보다 더 개선된 상품이라는 얘기다.
이 밖에도 LG화학은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한 폴리카보네이트를 뜻하는 'PCR PC(Post-Consumer Recycled Polycarbonate)' 원료 함량이 60%인 고품질·고함량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PCR PC 원료 함량을 최대 85%까지 높이고 제품군 종류를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품 개발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자원 선순환 구조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Innerbottle)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 Eco-Platform)' 구축에 나선 사례가 대표적이다.
LG화학에 따르면 두 회사가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이너보틀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며 "LG화학은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또 양사가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화학적 재활용 공장 설립 및 기술 개발도 서두른다. LG화학은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시에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 쓸 수 있다. 연산 2만 톤(t) 규모의 이 공장에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쓰일 예정이다. 초임계 수증기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을 뜻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이자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의 2050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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