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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부활'... 풍차 돌리기·시간차 납입, 이자 더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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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적금·예금 금리가 올라가니까 저금리 시대 때 눈길도 주지 않았던 예전 재테크 방법이 다시 유행하는 것 같아요. '적금 풍차 돌리기'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는 사람도 많이 늘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42)씨는 지난해 증시 호황일 때도 적금과 예금만 고수했습니다. “예전에 친구 따라 주식을 샀다가 몇 백만 원을 잃었어요. 갑자기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 크게 요동치는 터라 주식 투자는 늘 불안하더라고요.”
당시 주변 사람들은 김씨를 ‘재테크 바보’라 불렀지만 최근엔 정반대가 됐습니다. 그는 “요즘 같은 고금리는 보수적 투자 성향의 제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올해 6월부터 적금 풍차 돌리기를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입니다. 5%대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은 4월부터 6회 연속 금리를 올렸죠. 한은이 출범한 1950년 이후 6번 연달아 금리를 올린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7·10월엔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까지 밟았습니다. 기준금리가 연 3.25%가 된 건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4개월 만입니다.
김씨가 시작한 '적금 풍차 돌리기'는 이런 고금리에 좋은 재테크 방법입니다. 매달 새로운 적금 상품에 가입해 12개월 후부터 순차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방식인데, 매달 적금 상품에 가입해 돈을 불리는 모습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풍차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적금 풍차 돌리기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김씨는 현재 20만 원을 붓는 적금을 매달 가입하고 있습니다. ‘적금 풍차 1호’ 통장이라 할 수 있는 1년짜리 적금을 6월에 들었고, 7월에는 같은 적금 통장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납입액은 적금 풍차 1호 통장 20만 원에서 1·2호 통장 40만 원으로 늘었죠. 8월에는 적금 풍차 3호 통장을 만들어 6·7·8월에 만든 계좌에 20만 원씩 60만 원을 넣었습니다.
이렇게 1년간 계속하면 내년 5월에는 적금 통장 12개, 월 납입금액은 240만 원이 됩니다. 이후 적금 풍차 돌리기를 시작한 13개월째인 내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매달 원금 240만 원과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풍차 돌리기 방식으로 계속 운영하면 원금뿐 아니라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죠.
김씨는 “적금 풍차 돌리기는 관리하는 통장 수가 많아져 번거롭지만 매월 만기가 돼 돌아오는 적금은 ‘제2의 월급’처럼 든든하다”며 “갑작스레 큰돈이 필요할 때 그만큼만 해지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돈이 적금 통장에 묶이는 리스크를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나의 적금 통장만 갖고 있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적금을 해지해야 하지만, 적금 풍차 돌리기를 하면 어느 정도는 해지하더라도 다른 적금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한동안 사라졌던 적금 풍차 돌리기의 ‘화려한 부활’에는 은행에서 쏟아내는 5%대 고금리 적금 상품 출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에선 아예 풍차돌리기족(族)을 겨냥한 26주 적금까지 내놓았죠. 이 상품은 26주 동안 적금을 부은 뒤 만기 해지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대 7%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매주 최초 가입금액만큼 증액해 납입해야 하고 가입금액은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 원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1월 1일 개설한 1,000원짜리 적금 통장의 만기일은 7월 1일, 마지막 26번째 적금의 만기일(가입일은 6월 25일)은 12월 25일이 됩니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27주부터 첫 번째 통장을 시작으로 적금이 차례로 만기돼 총 327만6,000원의 원금에 11만2,580원 이자(세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관리해야 하는 통장 수가 많아 적금 풍차 돌리기가 꺼려진다면 ‘스핀오프’ 격인 카드 풍차 돌리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카드 풍차 돌리기는 신용카드 신규 발급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페이백을 받고 나서 카드를 해지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혜택을 누리는 방법입니다. 페이백은 카드 사용금액의 일부를 고객에게 적립금 등의 형태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통상 직전 6개월 동안 해당 카드사 실적이 없어야만 신규 발급 이벤트 대상자가 되고, 신규 발급자 대상 페이백은 카드 발급 이후 2~3개월 뒤 제공됩니다. 즉 페이백을 받자마자 카드를 해지한 뒤 6개월에서 1년 사이 동일한 회사의 카드를 신규로 발급받으면 페이백 혜택을 또다시 누릴 수 있습니다. 신규 가입→페이백 혜택→해지→6~12개월 뒤 재가입하는 방식으로 카드사마다 돌아가면서 페이백 혜택을 챙기는 거죠.
페이백 혜택이 적지 않다는 것도 구미가 당기는 부분입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31일까지 ‘KB국민 탄탄대로 온리유 카드’를 발급받은 신규 고객이 내년 1월 15일까지 해당 카드로 20만 원 이상을 결제할 경우 16만 원을 되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에서 연말까지 ‘내맘대로 쁨 카드’나 ‘애니 플러스’ 등 하나카드를 발급받은 뒤 내년 1월 말일까지 네이버페이 간편결제로 14만 원 이상 결제하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14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매월 같은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내는 적금 원칙을 깬 ‘꼼수’로 추가 이자를 챙기는 ‘선납이연’ 방식도 있습니다. 적금은 약정한 납입액을 미리 내면 선납일수가, 늦게 불입하면 이연일수가 생깁니다. 이때 선납일수와 이연일수가 같으면 서로 상쇄돼 적금 만기일이 바뀌지 않습니다. 선납이연은 바로 이점을 활용한 겁니다.
대표적인 방법인 ‘6-1-5 선납이연’을 예로 들면, 1년짜리 만기 적금 상품에 가입해 적금 1회차 때 6개월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먼저 넣습니다. 이럴 경우 1회분은 정상납부, 5회분은 선납한 게 되죠. 7회차 때는 정상납부하고 나머지 5회분은 마지막인 12회차 때 납부합니다. 이러면 선납(5회)과 이연(5회)의 합이 0이 돼 원래 약정한 날짜에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1,200만 원을 6-1-5 선납이연으로 굴릴 경우를 가정해 볼게요. 연이율 5% 적금에 매달 100만 원을 넣는다고 하면 적금 1회차 때 600만 원을 붓고, 동시에 남은 600만 원을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이자 4%)에 불입해 둡니다. 6개월이 지나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면 돈을 찾아 적금 7회차 100만 원을, 마지막 달에 나머지 금액을 불입(①)합니다. 이를 연이율 5% 적금에만 가입한 경우(②)와 비교하면 ②는 정기적금 이자 세전 32만5,000원을 받지만, ①은 그 금액에다 세전 정기예금 이자 12만 원을 더 챙길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적금 상품에서 선납이연 방식이 가능한 건 아니라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월 약정 금액을 넣어야 이자를 주는 상품도 있기 때문이죠. 가입하려는 적금 상품의 약관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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