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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10대들의 오싹한 웃음… 팀 버튼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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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아이들이 등장한다. 늑대인간의 후손이거나 메두사의 피가 흐른다. 시체 보기를 즐기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이한 아이도 있다. 보통 사람이 ‘평범이’라고 불리는 반면 이들은 ‘별종’이라는 호칭이 따른다. 미국 전원도시 제리코에는 이들만을 위한 학교가 있다. 이름부터가 별스럽게 ‘네버모어(Nevermoreㆍ두 번 다시는 없다는 뜻)’다.
웬즈데이(제나 오르테가)는 별종이다. 일반 학교를 다니다 사고를 친다. 동생을 괴롭힌 아이들에 대한 복수로 수영장에 피라냐를 푼다. 아버지 고메스(루이 구스먼)와 어머니 모티시아(캐서린 제타존스)는 웬즈데이를 자신들의 모교 네버모어로 전학시킨다. 별종들을 위한 별종들의 학교에서 공부하면 웬즈데이가 청소년기를 제대로 보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외톨이가 편하고 고독이 즐거운 차가운 소녀 웬즈데이는 부모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싫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웬즈데이에게 네버모어와 제리코는 의문덩어리다. 보안관은 살인자의 딸이라며 웬즈데이를 경계한다. 사람들은 이유 모르게 죽어가고, 웬즈데이는 환영을 보곤 한다.
웬즈데이는 정체불명 괴물이 연쇄 살인을 한다는 걸 안다. 괴물이 자신과 연결돼 있다고 직감하나 수수께끼를 풀기는 어렵다. 괴물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이 이야기의 줄기다.
웬즈데이는 외톨이를 자처하나 의도치 않게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별종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하는데도 우정을 쌓아간다. 드라마는 공포를 밑그림 삼아 10대의 사랑과 우정, 소수자 차별 문제를 화면에 채색한다. 오싹하면서도 웃기고 간혹 애틋하고 때로는 뭉클하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요소들이 섞여 여러 재미를 빚어낸다. 별종 드라마라고 할까.
영화 팬이라면 웬즈데이라는 이름만으로 드라마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다. 웬즈데이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코믹 공포 영화 ‘아담스 패밀리’(1991) 속 주요 등장인물이다. ‘아담스 패밀리’는 2편(1993)까지 만들어졌고, 동명 애니메이션(2019)이 선보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웬즈데이는 아담스 집안의 딸로 드라마는 영화의 스핀오프(어떤 이야기 속 인물로 새 이야기를 만드는 것)다.
드라마의 지휘자는 팀 버튼이다. 기괴하고 요상한 이야기를 차가운 유머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 인기를 모은 감독이다. 영화 ‘가위손’(1990)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그의 솜씨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나 저력은 있다. 공포와 미스터리 스릴 웃음이라는 구슬을 하나로 꿰는 능력이 이 드라마에서도 예사롭지가 않다.
팀 버튼 감독이 총괄프로듀서로 제작을 맡았고, 1~4부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설명하기 힘든 캐릭터들로 어수선한 이야기를 단번에 정리해내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대가는 대가다. 연출자가 바뀐 5부부터는 이야기 전개가 예측 가능하고 좀 느슨해진다. 버튼의 연출력이 역설적으로 도드라진다. 영화 ‘아담스 패밀리’에서 웬즈데이를 연기한 크리스티나 리치가 네버모어의 교사 손힐로 출연한다. ‘아담스 패밀리’에 열광했던 영화팬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만도 하다. 공개되자마자 83개국에서 시청 1위에 올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2%, 시청자 8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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