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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물·땅에서 난방열을 얻는다? 마법 같은 히트펌프 작동 원리는 [탄소도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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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펌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만화영화에 나오는 미래 기술처럼 느껴진다. 공기와 물, 땅에서 에너지를 빌려와 냉난방을 하고 난방 부문 탄소중립을 도울 기계라니, 그런 것이 가능한가.
그러나 히트펌프는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작동 원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를 이해하고 나면 수열·지열 발전과 히트펌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가 배관을 타고 순환하며 열을 옮기는 원리를 이용한다. 증발하고 액화하며 열을 흡수·발산하는 냉매 특성 덕분이다.
이를 아주 단순화해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시작은 압축기다. 압축기는 통에 가득 찬 공기를 기계로 꾹 눌러서 더 뜨겁게 만드는 기계다. 공기는 압축이 될수록 공기 분자 간 마찰이 강해져 온도가 오른다.
예컨대, 기체 상태 냉매로 가득 차 있는 통을 상상해 보자. 이를 금속으로 된 압력 프레스로 꾹 누르면 온도가 80℃까지 오른다. ‘80℃’라는 수치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임의로 정한 것이다.
80℃로 뜨겁게 달궈진 냉매는 배관을 따라 실내기로 보내진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게 될 실내 장치다. 여기엔 방 안의 공기를 배관까지 끌고 올 선풍기가 달려 있다. 실내 온도가 15℃였다고 가정하면, 이 15℃ 공기가 선풍기를 타고 배관으로 흘러와 80℃ 냉매와 만난다.
15℃ 공기가 80℃ 냉매와 만나면 온도가 올라간다. 찬물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물이 따뜻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공기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지는 실내기의 열교환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는 25℃로 올라갔다고 가정해 보자. 이 공기는 다시 실내로 들어와 방 안에 남아있던 15℃ 공기를 데운다. 즉, 난방이 시작된 것이다. 또 적절한 과정을 거쳐 물을 데우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한편, 80℃ 냉매는 30℃까지 온도가 떨어진다. 또 실내 온도와 열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액체로 바뀐다. 이 액체 냉매는 ‘팽창밸브’를 지나며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팽창밸브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의 장치다. 분무기에 담긴 물이 좁은 통로를 지나며 작은 물 알갱이로 바뀌는 것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팽창밸브를 지나서 넓어진 배관으로 나오면 물 분자 사이 간격이 넓어지며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온도가 떨어진다. 여기서는 냉매가 영하 5℃로 떨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영하 5℃ 냉매는 이번에 실외기로 이동한다. 에어컨 실외기와 같은 장치다. 이 냉매는 겨울철 실외 5℃ 온도와 만난다. 실외 공기는 더 차가워져서 실외기 바깥으로 나가고, 냉매는 열교환을 하여 증발해 기체가 된다. 냉매 온도는 0℃로 가정하자. 그리고 이 기체 냉매는 다시 압축기를 지나며 처음의 뜨거운 80℃ 냉매가 된다.
참고로 뜨거운 바람이 나오던 실내기에서 찬 바람이 나오도록 냉매의 흐름을 바꾸면 에어컨이 된다. '압축기 → 실내기 → 팽창밸브 → 실외기' 순으로 흐르던 것을 '압축기 → 실외기 → 팽창밸브 → 실내기' 순으로 바꾸면 된다. 이를 위해 4방 밸브(4 way valve)라는 장치를 이용한다.
히트펌프의 작동 원리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외부 온도다. 위 설명에서는 영하 5℃로 떨어진 냉매가 5℃의 바깥 공기와 만나 0℃가 됐다. 그러나 만일 바깥 기온이 0℃였다면, 냉매 온도는 이전처럼 많이 올라갈 수 없다. 따라서 압축기에서 80℃까지 올릴 때 더 많은 전력을 들여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 전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외부 기온이 영하 15~25℃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냉매 온도를 이보다 더 떨어뜨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히트펌프에 냉매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압축기·냉각 설비를 추가한다. 현재 영하 25℃에서도 작동하는 히트펌프는 이런 설비들을 활용한다. 냉매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외부 온도를 통제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지열과 수열 발전이다. 지열은 ‘바깥 공기’ 대신, 지하 150m 땅이 가진 온도를 이용한다. 땅은 공기보다 온도 변화가 적어서, 겨울에도 상온의 온도를 유지한다. 냉매가 열교환을 하기 더 유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열은 물이 가진 온도를 이용한다.
다만 외부 열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지열보다 수열이 더 유리하다. 수열은 물이 계속 흐르는 반면, 땅은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일 겨울철 지열 히트펌프를 계속 작동시킨다면, 그 땅엔 계속해서 차가운 기운이 스민다. 이 기운 탓에 땅의 온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어느 순간 히트펌프가 작동하지 못할 만큼이나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공기와 물은 계속 흐르기 때문에 이럴 위험이 적다. 다만 지하수가 흐르는 지역이라면, 지열 역시 지하수와 열을 교환하며 지속될 수 있다.
◆탄소빌런, 서울
①서울만 뒤처졌다
②태양광 좌초시키기
③건물을 잡아라
④온돌과 히트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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