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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합의 처리로 파국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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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당초 합의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법정시한(2일)과 정기국회 회기(9일)를 넘긴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한 15일 데드라인마저 지켜질지 알 수 없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비난전에 몰두하고 있다. 민생을 볼모로 정치권이 치킨게임을 하는 무책임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국민의힘은 집권당답게 야당을 이끌며 설득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수정 예산안 야당 단독처리를 최후통첩했다. 벼랑 끝 대치에 여야 구분도 없어진, 상식에 어긋난 풍경이다.
최대 쟁점은 여전히 법인세 인하다. 정부와 여당은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초부자감세’라며 중소·중견기업만 20%에서 10%로 낮추자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끝내 ‘윤심(尹心)'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협상을 거부하면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저세율 인하를 양보해달라는 말 아닌가. 민주당이 최종 협상안을 내라”고 맞받았다.
국회는 정치가 실종된 형국이다. 민주당 수정안이 의석수를 이용해 힘으로 통과된다면 야당이 정부 예산을 짜는 초유의 일이 된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수정안 처리는 정치 도의에 어긋난 과욕이다. 국민의힘에선 감액만 한 야당안이 단독 처리되더라도 여론전에서 우위에 선 뒤 추경안 편성으로 추후 돌파하면 된다는 느슨한 구상도 거론되는 모양이다. 거대 야당의 폭주와 무기력한 여당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말이면 예산안을 두고 늘 이견이 존재했다. 하지만 조금씩 양보해 절충에 이른 게 우리 정치의 전통이었다. 이번처럼 대국민 시한을 부끄러움도 없이 뭉개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민생을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나라 살림이 걸린 예산안부터 속히 합의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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