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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어떤 약 먹어야 할까?

입력
2022.12.13 21:41
수정
2022.12.1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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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넘으면 골다공증 22.4%, 골감소증 47.9%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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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새로운 뼈를 만들고 낡은 뼈를 제거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나이 들수록 뼈 형성 기능이 줄어드는 반면 뼈 흡수는 지속된다. 이로 인해 뼈의 양이 줄고 강도가 약해지면 뼈에 구멍이 생겨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이 진행될수록 약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게 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대표적 골절이 ‘대퇴골 골절’이다. 발병 환자의 20% 정도가 1년 이내 사망하고, ‘척추 골절’은 1년 후 10%가 목숨을 잃는다.

골밀도 검사(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ㆍDEXA))에서 골밀도 수치(T-값)가 -1.0 이상이면 정상, -1.0~-2.5는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다공증의 주 원인은 노화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 골밀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50세 이상의 22.4%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으며, 47.9%가 골감소증이다(2019년 대한골대사학회 팩트 시트).

특히 여성은 폐경 전후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50대에는 15.4%, 60대 36.6%, 70대 68.5%로 10살이 늘어날 때마다 골다공증 유병률은 2배 이상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는 2020년에는 105만 명에 달했고,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3~4명, 남성 10명 중 1명이 나타나고 있다.

골다공증이라면 매년 1회 정기검사를 권하고 있다. 고령인(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와 흡연, 과음, 골다공증 가족력, 저체중(BMI 18.5 이하), 수술로 인해 폐경, 40세 이전에 자연 폐경됐다면 골다공증 검사가 필요하다.

국가건강검진에서는 54세, 66세 여성에게 골밀도 검사(척추)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검사할 수 있다.

정상인의 뼈(왼쪽)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정상인의 뼈(왼쪽)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골 흡수 억제제 vs 골 형성 촉진제

우리 몸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破骨)세포(osteoclast)와 뼈를 만드는 조골(造骨)세포 (osteoblast)가 균형을 이루면서 새로운 뼈를 만든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균형이 깨져 파골세포 쪽이 우세해지면 골량이 줄어들고 골밀도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뼈 흡수(파괴)를 억제하는 ‘골 흡수 억제제’와 뼈 형성(생성)을 촉진하는 ‘골 형성 촉진제’ 등 두 가지 계열로 나뉜다.

골 흡수 억제제로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 계열이 있다. SERM 계열(라록시펜ㆍ바제도시펜)은 특히 척추 골절 예방에 효과가 크고 유방암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 계열은 척추·대퇴골 골절도 예방한다. 다만 골 흡수 억제제는 장기간 다량 복용하면 턱 괴사(턱이 썩는 증세), 뼈 재형성 방해, 대퇴골 골절 등 각종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

골 혈성 촉진제는 갑상선호르몬(PTH) 제제와 로모소주맙 계열이 대표적이다. 포스테오(테리파라타이드) 등 갑상선호르몬 계열은 척추 골절 예방에 효과가 크다. 로모소주맙은 뼈 형성 촉진과 뼈 흡수 감소 효과를 동시에 나타내고 척추·대퇴골 골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지난 5월 제34차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한 ‘골다공증 진료 지침 2022’에서 골다공증 약제를 ‘골절 고위험군(대퇴 혹은 척추 골절됐거나 골밀도 T-값이 –2. 5이하)’과 ‘골절 초고위험군(12개월 내 골절됐거나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 발생, 고령이면서 골밀도 T-값이 –3.0 미만 등)’은 본격적으로 약을 처방하라고 제시했다.

골절 고위험군에게는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을 1차 약제로, 골절 초고위험군은 골 형성 촉진제를 1차 약제로 1~2년간 사용하고, 골 형성 촉진제에 의한 골밀도 상승과 골절 감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골 흡수 억제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하용찬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서울부민병원 부원장)은 “골다공증은 개인ㆍ사회적으로 심각한 골절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으로, 골다공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정희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66세 여성을 분석한 결과, 절반가량이 골감소증을 앓고 있는데, 이들도 골절 위험이 높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칼슘ㆍ비타민 D 보충 필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약물 치료와 함께 하루 1,000~1,200㎎ 정도의 칼슘을 섭취하기 위해 칼슘이 풍부한 음식(우유, 두부, 다시마, 미역, 멸치, 건 새우 등)을 먹고, 칼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주 2회 30분간 햇볕을 쬐어야 한다.

금연·금주는 필수다. 흡연은 장에서 칼슘 흡수율을 떨어뜨리고 여성호르몬을 감소시켜 골밀도를 낮춘다. 술도 뼈 생성을 억제하고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여성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골밀도 감소가 뚜렷해지기에 골다공증이라면 술을 삼가야 한다. 카페인은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칼슘도 함께 내보내므로 커피 등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장량은 400㎎ 정도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카페인이 100㎎ 조금 넘기에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골다공증을 촉진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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