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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를 닮은 대관령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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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면 일출과 함께 눈 덮인 대관령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강원 평창군 발왕산을 찾게 된다. 지난 4일에도 눈 소식을 듣고 밤길을 달려 발왕산을 찾았다. 하지만 예정보다 조금 늦게 정상에 도착한 탓에 일출을 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눈이 조금밖에 안 내려 고대했던 대관령의 그림 같은 설경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올해는 유독 겨울 가뭄이 심하다. 이대로라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는커녕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겨울에 이렇게 눈이 내리지 않으면 내년엔 농사가 힘들 뿐만 아니라 산속 나무들도 커다란 피해를 볼 것이 자명하다. 특히 올해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울진과 강릉 지역에 겨울 가뭄마저 든다면 재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나무들에는 치명적일 것이다.
발왕산 정상에서 메마른 대지를 바라보니 이런저런 걱정으로 마음이 스산해졌다. 어느새 발밑으로 내려다본 산 아래는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햇빛을 받은 양지는 시시각각 파란 형광색이 덧칠해졌고 하늘은 탐스러운 살구 빛으로 물들어갔다. 햇빛을 받지 못한 음지는 마치 먹으로 산수화를 그린 듯 흑백의 명암이 뚜렷했다. 이토록 자연이 신비롭고도 경이롭다니... 비록 환상적인 설경은 보지 못했지만 메마른 산하를 보듬는 운해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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