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대구대 학과·전공 25% 없앤다...'우영우' 학과는 신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대구대는 멀고도 힘든 길을 헤쳐나왔다. 1994년 학내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후 구재단과 학교구성원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 세월 정상화 노력 끝에 정이사로 구성된 영광학원 이사회는 올 7월 정상적으로 총장을 임명했다. 모처럼 희소식이 들렸지만 여전히 대학은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교육정책 변화는 취임 100일을 갓 넘긴 박순진(57) 대구대총장이 상대해야 할 높은 벽이다. 박 총장은 대학 내 학과·전공 25%는 없애고, 일부 유망학과는 신설키로 했다. 학과·전공 재배치를 추진 중인 박 총장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10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귀국하셨는데, 성과는 있었나.
"대구대에는 신입생 27명을 포함해 160명 안팎의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유학 중이다. 우즈벡 킴요국제대학교를 가보니 학생들은 현지서 2년, 한국서 2년 '2+2' 학제를 선호하고 있었다. 두 대학서 모두 학위를 받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우즈벡서 학생 100여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우리 대학에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일본, 콩고, 르완다 등 63개국 1,586명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아프리카와는 꾸준히 교류하고 있고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도 막 성과가 나고 있다. 대학원 학위과정에서도 이중언어 강좌를 확대해 유학생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법인 정상화 후 임명된 첫 총장이다.
"정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총장을 임명한 일은 1994년 2월 임시이사가 파견된 이래 28년 만이다. 대학 구성원이 직선으로 선출한 총장후보를 법인 이사회가 인준한 것은 대학의 민주적 역량을 잘 보여준 일이다. 정이사 체제에서 교수회를 필두로 대학의 민주적 전통을 계승하는 새 제도를 만들고 정착시킨 것은 값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임 총장 시절에는 재단과 학교 측 갈등이 심했다.
"대학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인과 소통과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인과 대학이 원팀을 이뤄 손잡고 나갈 것이다."
-취임 6개월이 다 되어간다.
"내부로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외부로는 대학의 위상을 회복하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법인이사회와 교수회, 직원노조, 학생회, 총동창회와 소통하고 외부 각계 인사를 만나 응원을 당부했다. 2학기 개강 후 모든 학사일정과 학생활동을 정상화했다. 10월부터는 입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육편제 조정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논의 중이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교육정책 변화는 대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대구대에는 학과·전공이 96개나 된다. 의대와 음대 빼고는 다 있다. 내년에는 대입 학생수가 40만 명대 초반으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학과·전공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특수교육과 사회복지는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인문학과 기초과학 분야는 대부분의 대학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학과전공의 잘못은 아니지만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등록금의존률이 절대적인 사립대학 특성상 학생 모집이 어려운 학과전공 26개 정도는 없애고, 광고홍보와 웹툰, 반도체 등 7, 8개 학과는 새로 만들 계획이다. 교수와 재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
-지자체와도 소통한다고 들었다.
"창업중심대학인 대구대는 경북도와 메타버스, 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경산시와는 이미 유기동물을 위한 행복동물복지치유센터와 스마트팜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대학이 4,960㎡의 부지를 제공하면 지자체가 2024년까지 지상 2층 연면적 660㎡의 치유센터를 지어 운영하게 된다. 또 '경산시 농림축산식품부 2023년 농업계학교 실습장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캠퍼스 북문로 일대에 3,300㎡ 규모의 스마트팜 온실이 추진된다. 대학은 또 대구도시철도 순환선과 문천지 개발 등 머리를 맞댈 과제가 많다."
-행정기관에 바라는 점이 있나.
"지방시대인만큼 대구시, 경북도, 경산시, 영천시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국토의 균형발전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이 어디에서 살든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경산은 사람과 일자리가 늘고 있고 타 도시보다 강점이 많다. 인구가 줄지 않고 도시의 외형적 발전도 눈에 띈다. 10개 대학에 청년 인구도 많다. 경산에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들고 우수한 교육을 받은 후 지역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해 아이를 낳고 잘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주기를 바란다."
-성인학습과 평생교육 자원, 어떻게 발굴하고 있나
"대구대는 지자체와 협력해 농민사관학교와 여성대학을 가장 앞장서 설치하고 모범적으로 운영해왔다. 또 평생교육원을 중심으로 평생학습 체제를 구축해 대학의 다양한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며, 학점은행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다 전국 처음으로 4년제 정규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치하기도 했다."
-임기 중 청사진은
"대구대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바라보며 설립한 대학이다. 국가와 사회가 감당해야할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을 교육했고,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특수교육과 재활, 사회복지 인력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로 조명받고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해 내년에 발달장애인 4년제 정규학위 과정인 특수창의융합학과도 신설한다. 신입생 20명은 이미 수시로 뽑았다. 대학의 자랑스런 전통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그리고 입시지옥에서 위축된 학생들에게 크든 작든 하나 이상의 성취 경험을 맛보게 하고 싶다. 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크만 하면 된다. 학생마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당당하게 개척하기를 바란다."
●약력
△대륜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대구대 경찰학부 교수 △대구대 교무부처장 △기획처장 △학국대학평가원 인증운영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대학 활성화 특별위원 △대구대 총장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