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마스크 의무화 실태는?…의료·사회복지시설 상당수 착용

미국·영국·프랑스 등 마스크 착용 의무 없어
대만, 민간 사업장 제외 모든 실내 마스크 착용

7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해외 주요국 중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이집트 한 곳뿐이나 적지 않은 국가가 대중교통시설과 의료·복지시설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질병관리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주요국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25일 기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덴마크, 슬로베니아, 튀르키예, 헝가리,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유럽 9개국, 아시아 5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북남미 2개국, 아프리카 1개국 등 19개국 중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여한 나라는 이집트가 유일했고, 그 외 다른 국가는 일부 시설에 한해 실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11월 25일 기준 해외 주요 국가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의료시설에선 19개국 모두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도록 했고, 약국은 오스트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벨기에, 대만, 뉴질랜드, 코스타리카 등 8개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한 나라는 오스트리아, 독일, 싱가포르 등 12개국으로 절반이 넘었다.

대중교통의 경우 절반인 9개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고, 그 외 교육기관, 공공기관, 슈퍼마켓 등에서는 대만과 이집트 등 소수 국가에서만 의무 조치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1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대만은 민간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정할 계획이다. 의무 해제 시점은 이달 15일과 26일 각각 열리는 전문가 토론회와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의무 해제 관련 로드맵은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권병기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지원단장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필수시설은 전문가 논의를 통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해외 주요 국가 사례를 봤을 때 의료시설과 사회복지시설, 일부는 대중교통에서 의무를 부여하는데 이런 사례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