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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로 버틴 손흥민, 얼음물에서 산 황희찬... "안 아픈 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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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같은 답변을 드리는 것 같은데, 저는 괜찮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많이 걱정해주시는 만큼 잘 회복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7일 축구국가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 직전 안와골절 부상으로 큰 수술을 받고도 마스크 투혼으로 버티며 16강전까지 4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 헤더까지 서슴지 않으며 그야말로 몸이 부서져라 뛰었다. 성치 않은 몸 상태를 걱정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의 대답은 늘 '괜찮다'였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주치의가 보기엔 결코 '괜찮지 않은' 컨디션이었다.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교수는 지난 8일 방송된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대표팀 선수들의 몸 상태와 투혼에 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손흥민 선수에 대해선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 경기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선수의 의지가 강해 말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일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르다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왼쪽 눈 주위에 골절상을 당했다.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4일 서둘러 수술대에 올랐다. 안면골인 광대뼈 네 군데 골절을 고정하는 수술이었다. 이후 3주도 되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에 출전해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수술 이후 통증은 이 악물고 참았다. 왕 교수는 "보통 수술한 다음엔 2주에서 4주까지는 마약성 진통제 같은 강한 약을 사용하는데, (손흥민 선수는) 도핑과 약물 검사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며 "수술 당일 마취 중에 한 회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계열인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진통을 참고 지냈다"고 전했다.
다행이 현재 손흥민의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한다. 왕 교수는 "수술이 잘됐고, 안과 관련 후유증도 별다른 증상 없이 회복이 잘된 것 같다. 경기 중에 뛸 때도 통증은 없었다고 하더라"며 "시간이 나면 꼭 안과에 가서 다시 한번 점검을 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엔 '안 아픈 선수가 없었다'고 할 만큼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적지 않았다. 허벅지 뒷근육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황소' 황희찬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왕 교수는 "MRI에서 보이는 정도의 근육 부상이 있어서 많이 걱정됐는데 황희찬 선수가 빠른 회복을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매일 10도 이하의 차가운 얼음통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이를 갈던 황희찬은 마침내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 후반 교체 출전해 결승골을 터뜨린다. 벼랑 끝에 서 있던 한국 대표팀의 16강행을 결정 짓는 한방이었다.
왕 교수는 "황희찬 선수도 참여하고 싶은 의지가 너무 강했고, 팀닥터로서도 두 번째 경기는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욕심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님은 끝까지 기다려서 최상의 컨디션 상태에서 적절한 순간에 딱 투입시켰다"며 "벤투 감독님의 기다림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 종아리 근육 통증을 참고 뛴 김민재, 발목 수술을 앞두고도 투혼을 선보인 이재성까지. 왕 교수는 "정말 안 아픈 선수가 없었다"고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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