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투견 전투력 높인다며 러닝머신 앞에 놓인 고양이와 닭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전북 부안군 동진면 고마제 저수지 인근 한 식당에서 벌어진 투견 도박 현장.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와 전북 정읍 동물보호단체 '비마이독'의 제보로 적발된 투견 현장은 처참했다. 비구협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식당 옆 비닐하우스에 설치된 투견장에서 개 두 마리가 뒤엉켜 피투성이가 된 채 싸우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려도 소용이 없어 결국 소화기를 뿌려 싸움을 끝나게 했다.
심하게 상처 입은 개들은 동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서 발견된 도사견, 핏불테리어 등 9마리는 압수돼 현재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으며 비구협이 추후 인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주차되어 있던 차량과 식당에서 발견된 또 다른 10여 마리는 증거불충분으로 원래 소유자에게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투견도박 현장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또 있다. 고양이와 닭이다. 김세현 비구협 이사는 "투견 현장 앞 한 철창 안에 목줄에 묶인 고양이와 닭을 발견했다"며 "둘 다 공포에 질렸는지 얼어붙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투견장에서 고양이와 닭, 토끼 등 동물이 발견되는 건 흔하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투견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 작은 동물을 미끼로 활용해서다. 투견업자들은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개들을 러닝머신 기능을 하는 기구 위에서 달리게 하는 데 이때 개들을 흥분시키는 용도로 러닝머신 앞에 작은 동물을 놓는 것이다.
비구협은 앞서 2020년 4월 경남 함안군 투견훈련장 겸 투견장에서도 고양이를 구조한 바 있다. 힌 시민이 우연히 산 속에서 고양이 세 마리가 투견들이 뛰는 러닝머신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구협에 연락을 해왔다. 비구협 활동가들과 군청 직원들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고양이 한 마리만 남아 있었다. 김 이사는 "투견업자들은 미끼로 활용했던 동물을 산 채로 투견들에게 던져주기도 한다"며 "두 마리는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비구협은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전국 각지에서 투견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며 "감성이 있는 동물이 오직 싸움을 위해 길들여지고 죽을 때까지 투견장에서 싸우다 생을 마감한다"고 했다. 이어 "투견장에서 심하게 상처를 입거나 도태된 개들은 현장에서 바로 도살돼 도박꾼들의 식사로 이용되고, 고양이와 닭 등도 비참하게 이용되다 죽임을 당한다"며 "이 같은 비극적 동물학대는 이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