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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와 싸우는 미얀마 청년들 자랑스러워"...수치의 옥중 메시지

입력
2022.12.08 15:30
수정
2022.12.08 15:36
23면

'경제자문'이었던 호주인 통해 대국민 메시지
26년형 받은 수치 고문 1심, 올해 종결 예상
군부, 대학생 사형선고·中전투기 구매로 맞서

지난해 3월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지난해 3월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쿠데타 군부에 저항하는 국민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치 고문은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뺏긴 뒤 현재 구금 중이다.

군부에 맞서고 있는 국민들은 수치 고문의 메시지를 접하고 더 강력한 저항으로 군부를 타도할 것을 약속했다. 반면 군부는 민주 인사에 대한 사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등 공포 통치를 멈추지 않고 있다.

수치 고문 "투쟁하는 청년들 열정에 감동"

미얀마 문민정부의 경제자문 역할을 맡았던 호주 국적의 숀 터넬 교수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미얀마 문민정부의 경제자문 역할을 맡았던 호주 국적의 숀 터넬 교수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8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치 국가고문의 경제 자문이었던 호주인 경제학자 숀 터넬은 미국 ABC 계열 방송사인 뉴스10과 프론티어 미얀마 등과와 인터뷰에서 "수치 고문이 '민주주의를 경험한 시간이 5년에 불과함에도 군부에 열심히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청년들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치 고문은 '미얀마 청년들의 열정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말했다"며 " 나에게는 '우리는 침묵했지만 당신은 말할 수 있다. 미얀마의 진실을 모든 이에게 알려달라'는 당부를 했다"고도 전했다. 터넬은 조만간 미얀마의 현실과 군부의 폭정에 대한 책을 집필,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수치 고문의 대국민 메시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그는 지난해 5월 첫 법정기일에 "모든 국민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첫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자리에서 수치 고문은 "증거를 찾아 항소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양곤 자택이 아닌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인 수치 고문의 1심 재판은 이달 안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수치 고문은 14개 혐의로 총 26년의 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현지 소식통은 "15년 이상의 중형이 예상되는 남은 5개 혐의까지 선고되면 수치 고문의 총 형량은 100년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장저항군 "수치 격려, 다시 힘낼 것"

지난달 30일 사형을 선고받은 미얀마 다곤대 학생 7명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지난달 30일 사형을 선고받은 미얀마 다곤대 학생 7명의 모습. 이라와디 캡처

수치 고문의 메시지를 접한 반군부 무장 저항 세력은 더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사가잉주 인민방위군은 "수치 고문이 칭찬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에 가끔 우울함을 느끼지만, 그의 격려로 다시 힘을 내 군부와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반면 군부는 수치 고문의 메시지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오히려 군부는 최근 중국산 전투기 6대를 추가 구매하는 등 저항세력 소탕에 더 혈안인 모습이다. 현재 군부는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아라칸군(AA)과 휴전협상을 시작하는 동시에 만달레이 지역 등에 군병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군부의 막무가내 정국 운용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군부는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체포된 7명의 다곤대 학생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군부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무시하고 지난 7월 민주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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