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 브라질에 패하자 첫 녹화 중계...손흥민도 언급

입력
2022.12.08 10:20
수정
2022.12.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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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 경기 제외 필요성 없다' 판단한 듯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한국 대 브라질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한국 대 브라질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녹화 중계하고 있는 북한이 처음으로 한국 경기를 방영했다. 한국이 1-4로 패한 브라질과의 16강전이었다. 북한은 이번 경기를 중계하며 이례적으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는 7일 밤 월드컵 16강전 한국 대 브라질 경기를 녹화 중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 중계권을 사지 않은 북한은 국내 지상파 3사가 FIFA에 양도한 한반도 중계권을 지원받아 월드컵 경기들을 1시간 안팎으로 편집해 녹화 중계하고 있다.

북한은 월드컵 초반에는 한미일의 경기만 빼놓고 녹화 중계를 했다.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미국과 일본 경기를 뒤늦게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한국 경기만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중계하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H조 포르투갈과 가나의 경기를 녹화 중계할 때 한국을 '한 개팀'으로만 부르기도 했다.

반면 브라질과의 경기는 한국 대표팀 백승호의 골 장면을 포함해 100분에 달하는 경기를 큰 편집 없이 방영했다. 월드컵 초반 북한은 현대차와 미국의 코카콜라 광고 등을 흐릿하게 처리했는데, 이번 경기에선 현대차 광고도 편집되지 않았다. 태극기는 대체로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일부 장면에서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북한이 손흥민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중계에 앞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일일이 소개했고, 손흥민에 대해서도 "팀의 주장인데 나이는 30살이고 키는 183㎝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비교적 중립적으로 전달했다. 북한은 그간 유럽 프로축구 주요장면 녹화 중계를 하면서도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이 포함된 장면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2년 9월 도르트문트를 상대할 때 경기를 방영하며 '흥민'을 빼고 '손'이라고 부른 것 정도가 전부다.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방송의 내용과 형식까지 지휘한다. 한국이 완패하며 8강 진출이 무산된 상황에서 굳이 16강 일부 경기만 중계에서 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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