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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거나 혹은 부자가 되거나… 위워크 창업자의 흥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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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거주. 이스라엘 출신 벤처사업가 애덤 뉴먼(제러드 레토)이 야심 차게 생각해낸 사업유형이다. 기숙사 생활을 한 이들이라면 질색할 만한 공동 거주를 뉴먼은 이상적인 삶의 형태로 생각했다. 이스라엘 키부츠에서 생활하며 정체성을 키웠던 그였으니까 어쩌면 당연했다. 뉴먼이 공동 거주를 사업화하겠다고 투자 유치행사에서 열정적으로 설명하자 한 유력 벤처투자가는 이렇게 반응했다. “확실한 건 당신은 엄청난 부자가 되거나 감옥에 가겠군요.” 뉴먼의 허황된 사업 계획에 대한 힐난이었다.
뉴먼은 ‘공동’으로 뭔가를 하면 의미가 있다고 맹신했다. 투자자들이 그의 야심을 외면하자 불현듯 떠오른 또 다른 사업이 공유 사무실이었다. 때는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며 다들 온라인으로 뭔가를 함께 나누기 편리한 시대였다. 뉴먼은 고지식한 동업자 미구엘(카일 마빈)과 함께 공간을 빌려 공유 사무실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개별적으로 일하되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은 젊은 사업가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뉴먼의 생각은 몇몇 젊은이들의 마음을 끌었다. 첫 사무실 사업이 성공하자 뉴먼은 투자자들을 모아 사업 확장에 나섰다. 별다르지 않은 사업은 돈이 몰리고, 확장 일로를 걷자 뭔가 대단한 일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뉴먼의 회사 ‘위워크’는 그렇게 주목받는 유니콘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뉴먼의 사업이 눈길을 끌었던 주요 이유는 그의 스타성이었다. 록 가수처럼 긴 머리를 기른 그가 자유분방한 면모로 열변을 토하면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뉴먼이 뭔가를 해낼 것처럼 행동할 때마다 투자자는 지갑을 열었고, 이를 본 다른 투자자 역시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김의성)는 그중 가장 큰손이었다. 그는 뉴먼의 미치광이 같은 열정에 감읍했고, 자신처럼 비주류인 뉴먼이 사업가로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착각이었다.
드라마는 배짱과 운수만으로 거부의 길을 걸었던 뉴먼과 그의 아내 레베카(앤 해서웨이)의 삶을 조망한다. 둘은 허영심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인류를 위해 누구도 생각지 못한 사업을 한다는 자기최면에 걸린 두 사람의 폭주는 자본주의의 맹점을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뉴먼과 레베카는 주목받는 글로벌 사업가로 각광받았다.
별 볼일 없는 사업은 예정된 듯 파멸로 향한다. 자신을 과신한 뉴먼과 레베카의 기행이 운명을 재촉한다. 둘은 운 좋게 일군 사업을 한번에 뺏기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드라마는 내내 냉소적이다. 뉴먼과 레베카의 그럴듯하지만 별다르지 않은 열정에 이죽거리며 자본주의 미국 사회의 실체를 보여주고 비판한다. 누구나 둘의 행각에 웃으면서도 마냥 웃을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자본주의는 냉철한 듯하나 이성적이지는 않다.
위워크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였던 애덤 뉴먼의 삶을 세세히 되돌아본다. 뉴먼과 아내 레베카의 별스런 언행이 눈길을 잡는다. 스타트업과 유니콘을 잡지 않으면 사업이 실패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맹목이 빚어내는 자본주의의 아이러니가 우습다. 뉴먼은 사업체를 뺏기고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까. 그는 자기 회사에서 쫓겨나나 수 억 달러 수준 돈방석에 앉는다. 기술적으로 참신한 사업 모델이 없었던 청년 사업가로선 상상하기 힘든 액수다. 자본주의는 때론 억세게 운수 좋은 부자를 만들어낸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65%, 시청자 7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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