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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문 정부 '1기 기재부'… 민주당 김동연·범여권 고형권

입력
2022.12.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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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전 차관, 현 정부 공운위원 선임
함께 이끈 김동연·김용진, 민주당행
고 전 차관, 내각 후보군 평가도 솔솔

기획재정부 근무 시절 회의를 하고 있는 김동연(가운데) 전 부총리, 고형권(오른쪽) 전 1차관, 김용진 전 2차관 모습.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근무 시절 회의를 하고 있는 김동연(가운데) 전 부총리, 고형권(오른쪽) 전 1차관, 김용진 전 2차관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기 첫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고형권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합류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공운위는 공공기관 정책을 논의·확정하는 회의체로 윤석열 정부 들어선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덩치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고 전 차관은 8월 29일부터 임기 3년의 공운위 민간위원을 맡고 있다. 윤석열 정부 중후반기까지 공운위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셈이다. 공공기관운영법상 공운위원 20명 가운데 민간 위원은 과반수를 넘어야 한다.

현재 공운위 민간 위원은 고 전 차관을 포함해 10명이다. 나머지는 정부 위원으로 위원장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사안에 따라 각 부처 차관이 참여한다. 기재부는 고 전 차관이 공공기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공운위 민간 위원으로 선임했다는 입장이다.

고 전 차관은 김동연 전 부총리, 김용진 전 2차관과 함께 2017년 6월부터 장·차관으로 문재인 정부의 1기 기재부를 이끌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반기인 2018년 12월까지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내걸고 소득주도성장, 부자 증세, 확장재정 등을 펼치는 데 앞장섰다.

기재부를 떠난 후에도 세 사람은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권 외곽에서 범민주당 계열의 대권 주자로 체급을 높였다. 고 전 차관은 요직인 OECD 대사를 문재인 정부 집권 말기인 올해 2월까지 지냈다. 김 전 차관 역시 2020년 4·13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경기 이천에 출마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같은 해 8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3인의 행보는 엇갈렸다. 김 전 부총리는 3월 대선 직전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한 후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김 전 차관은 김동연 캠프에 합류해 경기도 경제부지사까지 올랐다. 다만 그는 7월에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과 만찬 때 벌어진 '술잔 투척' 파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공운위에 들어간 고 전 차관은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공운위 민간위원을 넘어 윤석열 정부 내 장관 후보군에 올랐다는 시각이다. 보수·진보 진영을 넘나들며 여러 정부에서 중용된 고위직 공무원 사례도 여럿 있다.

홍남기 전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최장수 부총리였던 홍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내 선임비서관인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지냈다. 현 정부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2차관·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후 문재인 정부 때 수출입은행장을 맡았던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있다.

물론 고 전 차관이 장관직을 제안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관가에선 윤석열 정부 임기 초 대통령실이 고 전 차관에게 입각 여부를 타진했으나 문재인 정부 차관 경력을 이유로 고사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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